2011년 11월 1일 화요일

홀트와 3년

올해로 3년째 홀트타운에서 수업을 한다. 2년동안 사진과 영상수업을 했고...올해는 동화책을 만들어서 출판했다. 아이패드로 그리고, 아이북스에 퍼블리싱하는 작업이었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그 수업자체에 감사했다.

1. 똑딱이로 단편영화


 이 수업은 "프로젝트 a장면"이다. 비디오 카메라없이 똑딱이 카메라로 작업한 영화다. 일산의 홀트복지타운은 장애인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홀트에서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교육을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얻는이는 역시 교육자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조그만 디지털카메라로 단편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한 순열씨는 68년생 남자다. 아주 순박하고 활동적이며 멋내기를 좋아한다. 언제봐도 간지철철이다. 사람들은 순열씨를 지적장애인이라고 칭한다. 맞다. 지적장애인이다. 학습능력이 조금 더 있다고 해서 비 장애인이라는 구분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에게서 나이를 느끼는 건 주름생긴 이마와 거친 손이다. 순열씨는 늘 밝고, 강아지 사료걱정을 하며 산다. 무엇이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경계일까를 생각하게 하게 되는 이유다. 나도 늘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끼니도 걱정한다.

 영화제목인 제니는 순열씨가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이다. 채 6개월을 살지 못하고 죽었다. 그 후로 몇 년간 순열씨는 제니의 무덤에 찾아가 살았을 때 좋아하던 먹이를 놓고왔다. 시나리오를 쓰는 그 당시에는 제니를 잊고 있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서 이걸 영화로 찍자고 제안하면서...제니가 더 많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단편영화로 한편으로 순열씨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알듯 모를듯 한 순열씨의 표정이 마지막 순간에 보인다. 그냥...그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어느날 제니가 보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찍었듯이 말이다.



2. 하루의 기억과 기록


 이 수업은 "프로젝트 하루"다. 우린 하루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또 무엇으로 기록하는가. 안해도 된다. 아무 문제 없이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의미를 찾아보면 우리의 기억도 기록도 마치 대자연앞에서 느끼는 숭고함 같은 압도된 감정 같은 것을 만나게 된다. 간혹 감당하기 힘들때도 있다. 근데 어쩌겠는가 그게 나란 존재인데 말이다. 이런 하루를 지켜보며 경험을 타자화 시키는 수업이 홀트의 "프로젝트 하루"였다. 매일 매일 하루를 기록하며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제일 가까이 사는 언니의 모습이 달라보이기 시작한 것도 그 때다. 이 수업에 참여한 신화와 함께 사는 혜정언니는 사진속에 단골 주인공이었다. 어느날은 서로의 약을 바꿔 먹어서 병원에 실려가고...또 어느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웃다가 입에서 튀어나온 밥알을 떼주기도 한다. 전시가 가까워졌다. 이 사진전에서는 사진옆에 작가가 직접 녹음한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캡션을 녹음해서 MP3플레이어를 붙여 놓았다. 신화는 언니의 사진 석장을 고르고, 키166의 완벽한 미인인 언니의 모습을 음성으로 기록했다.

신화 by zoinno


3. 드로잉을 연습하고, 그림을 책으로 만들다. 

 3년째 되는 해. 홀트식구들은 카메라가 친숙해졌다. 수업이 필요한게 아니라, 일상을 기록하며 사람들과 나누는 작업이 또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수업을 끝냈다. 이번에는 그림책이 어떨까. 아이패드로 드로잉하고, 아이패드로 책을 내자. 컴퓨터로 하는 작업은 마우스를 손에 쥐고 불편하다면, 아이패드는 직접 손에 대고 그릴 수 있으니...가능해 보였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레이어를 만들고 배치하는 정교한 작업을 손가락으로 핀칭하여 조절할 수 있었다. 물론 캐릭터를 그리고 채색하는 건 드로잉북과 도화지를 이용하고 스캔받았다. 하지만 배경그림을 그리고 톤을 조절하는 건 아이패드로 충분했다. 스토리 작업에 들어갔다. 동화책을 보면서 웃는 이유는 아름다워서가 아니라...말도 안되서 웃긴다고들 했다. 난 이런게 더 즐거웠다. 
"그래요...말도 안되죠...어떻게 달이 흘러내려요...하하하" 
동화를 읽으면서 상상력이 생긴다기 보다는 이것이 실재하는 것인가 아닌가의 구분. 실제상황인가 아닌가에 대한 확인...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동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로 가기로 했다. 우리 이야기를 하자. 
"다리가 불편해서 목발을 짚고는 계단을 내려오기 힘들어요. 복남씨도 행주씨도 힘들어요. 그런데 날아다닐 수 있는 우산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그걸 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이 마을에 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걸 그려야 할 것 같아요. 어때요?"
이렇게 했다. 우산이 어떻게 날수 있겠는가. 그건 또 말이 안되는거였다. 그래서 이렇게 수업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전동휠체어가 나오기 전에는 어떻게 다녔어요? 모두 집에 있거나 그냥 휠체어 밀면서 다니셨죠? 그때 멀리 못갔어요. 그런데 전동휠체어 나오니까 먼곳에도 다녀올 수 있잖아요. 그전에는 말도 안되는거였어요. 높은 언덕에 사는 사람을 위해서 이런 우산이 있다면 타고 다니실것 같지 않아요? 
솔직히 이건 설득이 아니라 나와 이들의 바람이었다. 사진작업을 하면서도 유독 계단사진이 많았던 분도 있다. 바로 보이는 위치까지 가기 위해서 엄청난 거리를 힘들게 휠체어로 밀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목발을 짚고는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오는게 더 위험하다. 그렇게 몇 번을 넘어져 이마에 몇 바늘 꿰매고 나타나시거나, 앞니가 부러지고 입술이 퉁퉁 부어있는 상태로 수업에 들어오시곤 했었다. 그렇게 날아다니는 우산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이야기에 살을 보태나갔다. 말이 안되는 상황인데 모두가 바라는 걸 담았다. 그리고 책으로 냈다. 원화전시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하고...친구들 초대해서 동화를 함께 읽어 내려갔다.  


* iBooks 계정주소(미국계정이며 무료임) :
행복한 우산마을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6495680
달콤한 목욕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7312009
북스토어에서 행복한 우산마을...이나 달콤한 목욕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다.
* issuu 계정주소 : 데스크탑과 랩탑을 이용하여 두권의 동화책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고,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행복한 우산마을
http://issuu.com/bokmani/docs/umbrella_village/1
달콤한 목욕
http://issuu.com/bokmani/docs/a_sweet_bath/1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칭찬, 때론 독이다.

1.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느 강의. 그는 교육공학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교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만약 교수라면 정말 큰일내겠다고 생각했고, 행동과 말이 엄청나게 불편했다.
"오늘 강의 너무 열심히 들으셔서...제가 준비한거 안써도 될 것 같아요. 강의 열심히 들으시면 칭찬스티커 붙여드리려고 가져왔거든요. 아이들도 교사도 이거 붙여주면 훨씬 열심히..."
경악...!!!!!
무슨 돌고래도 아니고 사람에게 먹이줘서 통제하려 드냔 말이다.
철학없는 교육...그게 한국의 교육이란게 참...큰일이다.
초등학교에서는 칭찬통장이란걸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칭찬통장은 칭찬스티커가 모여 있다. 약속한 마일리지가 쌓이면 청소면제권이나, 일기면제권으로 교환한다. 아이들은 칭찬스티커가 있으면 한다. 이젠 누가 볼때만...보상이 있을 때만...한다. 주도성을 최저치로 만들고 싶다면...지금 당장 칭찬스티커를 꺼내서 붙여라. 그럼 쉽게 가능하다. 그리고 오늘 하루의 통제가 쉽다. 대신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타인은 경계의 대상이 되고, 나만 칭찬받을 것을 찾아나서기 시작할 것이다. 그 칭찬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훈련된다. 아주 차근 차근 쌓여간다.
(그 강사는 책읽고 공부할 시간이 없다면...60분짜리 EBS다큐프라임이라도 좀 봤으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는 어느정도 억지가 있기 마련이지만 최소한 그런 노력이라도 했다면 엄한소리 늘어놓진 않을 듯하다. 다큐프라임에서는 실험집단을 놓고 칭찬스티커를 통해서 동기가 사라진 아이들을 보며 부모의 한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2. 또 같은 강사의 이야기다. 어느 맹학교의 교육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맹학교의 교실은 어떻게 생겼을까요...라는 질문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대답은 맹학교의 교실도 똑같겠지요. 어차피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려면 같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라고 누군가 대답했다. 옳거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사의 이야기기에 토할 뻔 했다.
"제가 예전에 어떤 맹학교에 가서 환경에 대한 조언을 주고 왔어요. 그 교실환경은 정말 다른 교실과 똑같았어요. 맹학교 아이들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잘 듣을 수 있게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뒤에는 그림이랑 사진도 붙어 있고, 보통 교실과 똑 같은 것이 문젭니다. 교육환경은 학습자의 상황에 맞춰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런게 안지켜지고 있는 겁니다" 
또 경악했다.
맹학교의 환경을 보았다면서 정작 학습자인 맹인의 환경을 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시각장애인중에는 전맹도 있지만 저시력학생들도 상당수다. 시작장애인 유도블럭이 노란색인 이유는 진출색(난색계통)을 사용해서 쉽게 구분하게 만든거다. 이게 상식이다. 저시력학생들이 존재하는 한 교실에는 시각경험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더구나 첫번째 대답이었던 장애인이 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동일한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듣기만을 고려한 교실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너무 당당하게 말해서 소름이 쫙 끼쳤다.

3. 예전에 어떤 선생님이 말했다.
"저는 아이들에게 벌로 청소를 시키지 않습니다. 모두가 나눠해야 하는일이 벌이 되었을 경우 그 일이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이런게 교육자의 철학이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싫다 좋다의 선택이나 쿠폰같은것과의 교환조건을 만들어서 안된다. 대체 면제권을 줘서 얻는게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칭찬통장은 그래도 개인이 본다. 초등학교 교실에 가면 무슨 보험설계사들의 실적 그래프 같은 것이 주욱 붙어있는 것을 자주 본다.
이게 교육의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교육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한국사회의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믿음도 기대도 없다. 마주치지 않고 살고 싶을 뿐이다. 뭔가 논리적 글쓰기가 안된다. 그 강의에서 들은 내용때문에 감정이 격해져서 그러는 것 같다.
더 못쓰겠다. 
오늘은 요기서 끝. 휴...

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CC 아트 해프닝 Art Happening 운수좋은 날

:이유는 없지만,  프로덕션 노트를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몇 자 적어둠.

예술은 모두의 삶이지만 아무나 예술가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술적 삶을 지향하고 살 수  있지만 아티스트라고 모두를 지칭할 순 없다. 때로는 절실함도 좀 필요하고, 때로는 극단적인 감수성을 요하기도 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냥 그렇단 말이다...쩝.

1.
2009년 영풍에서 전시한 사진
2009년에 영풍문고도 모르게 영풍문고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책속에 사진을 끼워넣고 전시초대장에 책제목을 넣었다. 꽤 신나고 유쾌한 해프닝이었다. 작업하는 동안도 즐거웠다. 매일 30장~300장까지 사진을 찍고 모두 버린 후 딱 한장씩을 남겼다. 그렇게 21장의 사진을 모아 영풍문고로 갔다. 이 해프닝은 두개의 프로젝트가 되었다. 하나는 사진작업이었다. 광명시민의 손으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과 홀트복지타운의 사진수업이 개설되었다. 매일 수십에서 수백장의 사진을 찍고 모두 버린후 한장의 사진만을 남긴다. 지운 사진은 미련없이 휴지통까지 싹 비운다는 컨셉이다. 버린사진 속에 가장 좋은 샷이 남아 있을 지 모른다는 여운, 내가 선택한 순간이 언제나 최고의 이미지가 아닐 것이라는 성찰같은 것이다. 그렇게 광명시의 다큐멘터리 사진이 ebook으로 남았고, 홀트타운에선 자신이 캡션을 읽어주는 음성파일과 함께 사진전을 2년간 열었다. 다른 하나는 이번 아트해프닝이다. 총 열개의 도서관에 전시한다. 작가를 섭외하고 도서관에 사진을 끼워놓고 온다. 책보다 전시를 만나면 행운이고, 초대받고 갔다면 관람이다. 쿨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전을 열었다. 도서관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고, 사진작가들은 즐겁게 참여했다.
도서관의 사진전/법정스님의 책에 전시
* 아트해프닝 공식블로그의 리뷰
* Seredipity day's FOTO (official site)


2.
전시 준비 하면서 이러고 놀고 있다...+_+;;;;
우락부락(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캠프)에서 일러스트작가를 섭외하려고 찾던 중에...2003년인가 만났던 홍학순작가가 떠올랐다. 이곳 저곳을 뒤지다 페이스북에 홍학순과 우유각소녀가 있다는 걸 알았다. 바로 쪽지를 보냈다. "어린이와 예술캠프를 하는데 잠깐 만나요! " 바로 답이 왔다. 그렇게 만나서 우락부락 얘길 했다. 우락부락 시즌2의 주제는 [우주에 남기로 결정하다] 였다. 과학과 예술이 공통적으로 가진 속성으로부터 예술교육을 찾아보는 캠프였다. 홍학순작가는 대번에 지금 구상하고 작업하는게 완전히 맞아 떨어진다며 좋아했다. 커리큘럼을 보내달라는 말에 A4지에 슥슥 그린 열장정도의 스토리보드가 도착했다. 그 안에는 본능미용실의 우유각소녀와 윙크토끼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놀랍고 재밌는 그림체에 쉽고 간결해 보이지만 삶의 철학이 엿보이는 시나리오였다. 이 캠프 끝나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트해프닝을 기획하면서 바로 떠오른 생각은 나도 그 애니메이션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소셜펀딩으로 사람들에게 제작비를 후원받으면서 애니메이션에 까메오로 나온다면 얼마나 신날까? 주변에 영화감독들에게 "저는 대사없이 휴대폰대리점 사장 같은거로 나오게 해줘요..."라고 졸랐던 기억은 있지만 애니메이션에 내가 나온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정말 출연하고 싶어졌다. 전 우주의 친구들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단순한 욕심으로 시작했을 때가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력히 밀었다. 그리고 정말 멋지게 해냈다. 아트해프닝기간동안 원화를 전시하고,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정말 "행복"했다.
애니메이션 "본능미용실"

* 아트해프닝 공식블로그 리뷰


3.
영풍문고에서 사진전을 열면서 내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외국서적이었는데, 지인들의 독특한 표정만을 모아서 조금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드로잉노트같은 책이었다. 위트도 넘쳤고 흥미로운 스타일의 터치도 좋았으나 무엇보다 작가가 즐거워보였다. 그림체가 무섭다고 드로잉자체가 무섭진 않은 법이다. 제목도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그 드로잉을 보고 며칠간 그 이미지를 상상하며 드로잉을 시작했다. 며칠 뒤 지쳤다. 그전에도 책에 낙서하는 오늘의 낙서라는 시리즈로 드로잉을 계속하긴 했지만...뭔가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서 데일리드로잉을 시작했다. 하루 하루가 쌓이면 언젠가 정말 엄청난 하루를 만나게 된다는 거...알고 있기 때문에 시작했다. 매일 한장의 드로잉...하루에 10분이상 30분이하...잘하려고 하지 말기...등 몇가지 원칙을 정했다. 그러면서 한두명씩 같이 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데일리 드로잉 때문에 그동안 크게 관심없었던 화가인 친구들의 작업이 궁금해졌다. 친구들의 작품을 본적은 있는데, 매일하는 드로잉을 본적은 없다. 뭘할까? 그들도 맨날 그려놓고 망치고, 버리고, 숨기기도 하겠지? 그건 당연한거야...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이미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작업들이 왜 없겠어. 발가벗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습작이 왜 없겠냐구...
그런데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있지 않으면 지금의 멋진 작품이 어떻게 나왔겠는가를 생각해 보니...작가의 쓰레기통속에 들어있는 습작들의 가치가 새롭게 느껴졌다. 이번 아트해프닝에서 해보고 싶었다. CC에서 회의하면서 드로잉전시 어떻게 할거냐고 나에게 자꾸 물을 때 사실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지만...작가를 먼저 섭외하지 않으면 시작하자고 선뜻 내보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 해프닝에서 가장 늦게 스타트하게 된 섹션이다. 아무튼...세히와 방양과 토끼도둑이 참여해주고, 그들이 쳐박아둔 습작들이 공개되어 전시를 열었다. 세히의 작업실에 찾아가서 동영상을 찍고 전시회장에서 무한 반복해서 틀었다. 슥슥슥 뭔가를 그리다 구겨서 바닥에 버린다. 그런데 그 안에는 작품이 되지 못한 날것이 들어있더라...라는 컨셉의 영상을 작업했다.
* 편집이 완료되지 않은 소스묶음이다.  상영한 버전과 다름. 최종버전이 어딨는지 모르겠다...ㅋ

생각지도 않았던 인터렉티브가 생긴건 그 다음의 일이다. 토끼도둑이 언젠가 만화가의 드로잉전시에서 한점의 그림을 훔쳐왔던 기억을 전시하자, 사람들이 몰래 그림을 훔치기 시작했다. 대담하게도 자기 그림을 대신 붙여놓기도 하고, 간단한 글을 써서 고맙다고도 했다. 누구도 대놓고 가져가란 사람은 없지만 훔치는 걸 어떻게 하겠는가! 우린 그 자체를 즐겼다. 은근 누구 그림이 가장 많이 도둑질의 대상이 되었는가가 경쟁이 되기도 했다.
아트선재센터 1층의 드로잉전시 [탄생의 기원]
* 아트해프닝 공식블로그 리뷰


4.
어느날 작곡가인 지인에게 물었다. "선생님의 곡은 어디서 들을 수 있는거죠? 현대음악이 대중적일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최소한 어딘가에서 다운받거나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현대음악의 현주소...유튜브에서 보는 퍼포먼스는 멋지긴 하지만 좀 과하다 싶은 것이 훨씬 많았다. 작곡가가 이렇게 많은데 왜 나처럼 음악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접근이 안될까 싶었던 것 같다. 아트해프닝에서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음악을 듣고 싶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제안해 봤다.
"이런건 가능하지 않을까요? 온라인에서 유저가 사진을 제공하면, 그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은 작곡가가 곡을 만들고, 연주자를 섭외해서 공연을 하는거..."
담박에 오케이! 해봅시다. 이렇게 결정했다. 생각만해도 짜릿한 경험일것 같았다. 해프닝에서는 사진과 더불어 사연도 받았다. 그저 일상적인 경험들, 큰 사건이 아니어도 나에게 의미있는 일들...이 사진과 사연속에 담겼다. 생각해보면 대체로 우리가 사는 게 그렇지 않을까?
진선북카페 마당에서 야외연주회를 열었다. 낭만적인 밤!!!!! 연주회가 끝나고 그 사진의 주인공과 가족들은 작곡가에게 찾아갔다. 서로 만나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한사람 한사람이 주인공...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난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 평생을 못잊을 연주회의 밤이 될 것 같다. 지금도 그 풍성하고 꽉 채워진 느낌의 공연장 풍경이 눈 앞에 있는 것 처럼 선명하다. 아트해프닝을 통해 만들어진 곡은 CD로 만들어지고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선갤러리 마당의 연주회
참여한 작곡가의 어린딸은 아빠의 공연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했다. 7세어린이는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린딸이 아빠의 공연을 똘망한 눈으로 집중해서 듣고 있는 모습은 이번 해프닝으로 만들어지 교감같은 것이었다. 음악회에 온 사람들이 두고 두고 해프닝의 마지막 밤풍경을 기억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트해프닝 공식블로그 리뷰
*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음원. CCL에 따라 자유롭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음. 

5.
지구에 비는 꼭 내립니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 내릴지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나는 필연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입니다. 
예술은 우리가 인간이란것을 증명하려는 끝없는 시도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부질없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인간에겐 예술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언제 어느곳에서 예술과 예술행위가 일어날 것을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011년 CC Art Happening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꼭 해야만 하는 일"임과 동시에 "꼭 하지 않아도 아무일도 안생길"사건입니다. 
-우연히 어느 카페에서 휴지조각을 주워보니 감동적인 드로잉이 담겨있다면...
-친구가 보내준 어느 웹사이트 주소의 한 귀퉁이에 걸려있는 링크를 따라가서 평생잊지 못할 단편애니메이션을 봤다면...
-오래전에 블로그에 써 놓았던 짧은 글을 읽고 영감을 얻어 어느 작곡가가 창작을 하고 연주회를 한다면...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내가 살던 동네의 골목길 사진을 발견하고는 상념에 잠긴다면...
이런 사건은 우리가 살며 만나게될 예술이면서, 언제 어느곳에서 일어날 지 예측하기 힘든 해프닝입니다. 

지금 이 짧은 초대의 글은 어떤 경로로 읽게 되셨나요...?

아트해프닝의 초대이기도 하면서 전시컨셉을 설명하는 글이다. 초대글쓰는 거 딱딱해서 별로 좋아하진 않는 편인데...아트해프닝은 진심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글쓰는게 좋았다.

아트해프닝이 거의 끝났다. 아쉬운게 있냐고? 없다. 아쉬울거 남길것 같으면 시작도 안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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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carth.net/

CC아트 해프닝 / 전 우주의 친구들 "본능미용실"


시작은 이랬다. 
"독립애니메이션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검색하면 정보는 나오지만 구매할 방법은 없네요...
꼭 영화제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거죠...? 꼭 영화제에 가야만 하는거죠...?"
인디indie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서가 아니라 배급 채널을 자체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묻게된 당돌하고 어이없는 질문은 어떻게 당신의 작품을 볼 수 있는가! 에서 맴돌고 있더라. 많은 단편애니메이션들이 제작지원을 받는다. 그렇게 공공기금을 지원받지만 공공의 채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를 열심히(?) 실행하고 있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공이라고 해서 무료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발빠르게 팔릴만한 것을 걸러내는 상업적인 시스템이 아니고, 가치있기에 우리사회의 경험재로 남기고 싶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감독님! Creative Commons Korea에서 작품을 함께 구상하고, 조금 새로운 방식으로 배급 해보면 어떨까요? 창작과 공유를 동시에 하면서, 제작비도 마련하고 독립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도 만나는 거 어때요?"
이렇게 질문을 바꾸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사람은 일터스트레이터이며 애니메이션 감독인 홍학순님이다. 역시 이런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제작방식이나 배급에 대해선 똑 부러진 대안은 없었다. 아트해프닝에서 그 답은 찾은 것은 물론 아니다. 그저 수천만가지 방법중 하나를 택했을 뿐이라고나 할까. CC가 제작비를 지원하고 CCL을 통하여 공유하는 후원의 방식을 택할것인가, 작가와 관객이 온라인에서 만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조합을 실험할 것인가에서 고민하게 되었다. 아트해프닝은 "해프닝"인 후자를 선택했다. 온라인에 시놉시스와 컨셉아트를 공개하고 후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일명 본능상담(애니메이션의 주제이기도 하며, 혼자라면 쉽게 알지 못할 진짜 자기 모습을 찾는)을 진행하여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등장하게 작업했다. 온라인에서 소셜펀딩페이지를 열고 채 하루가 지나기 전에 후원 유저 출연자섭외가 마감되었다. 완성된 애니메이션 DVD와 원화를 받는 조건으로 후원한 사람들이나, 상영회에 초대받고 싶어서 후원한 사람도 있었다. 홍학순감독은 입에서만 달콤한 말을 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러기에 제작비를 보태달라는 말이 다소 거칠지만 아주 솔직하게 등장했다. 실제로 그랬다.

이번 프로젝트에 실려 있던 그림이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건 사람이다. 그래서 쌀도 사야 하고, 맛있는것도 먹어야 한다. 등장인물인 우유각소녀와 윙크토끼가 솔직하게 말한다. 창작과 공유를 위한...블라블라. 또는 인디애니메이션을 소개하기 위한...블라블라가 아니라 제작비로 쌀사고 맛있는것을 먹으면서 하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제작비를 모은 후 바로 본능상담에 들어갔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킨건 분명 아닐거라고 본다. 감독이나 후원자가 아직 서로 만날 준비가 덜 되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즐거운 참여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잡음이 생기진 않았다. 만약 불특정다수가 동기없이 후원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기획과 제안으로 부터 아트해프닝까지 남은 기간은 5개월남짓. 단편애니메이션을 5개월간 작업할 수 있다고 보장하긴 어렵다. 더구나 펀딩을 진행해야 하고, 후반작업시간을 확보하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최종 캐릭터가 결정되고 난 이후에 본격적으로 작화가 시작되었다. 빠른 속도로 작업한다고 해도 최종 믹싱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더구나 아트해프닝 웹사이트 오픈을 감안한다면 더 시간이 촉박했던 건 사실이다. 약속한 시간까지는 못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웹사이트오픈에는 맞추지 못했지만, 아트해프닝기간에 정확하게 최종 편집본이 나왔다. 10월 17일(18일이 오픈행사였음)밤에 최종본을 받았다는건 참 짜릿한 즐거움을 주었다. 따끈따끈하게 오픈행사에서 상영했다.  본능미용실 작품과 더불어 원화를 전시했다. 뜨거운(!) 관객의 반응은 상영공간을 들어오면서 만나게 되는 원화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아직 할일이 더 남아있다. 애니메이션 본능미용실은 원본소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주제가의 음원과 반주 음원 역시 CCL을 탑재!하고 공유된다. 주제가를 누군가 불러서 새로운 노래를 만들 수 있고, 원한다면 원본소스에 새로운 더빙을 할 수도 있다. 새로운 버전의 본능미용실이 만들어지면 그 버전에 맞는 해석으로 또 다른 2차 3차 저작물이 만들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현재 주제가를 개사해서 부르고, 더빙하고 싶다는 어린이들과 새로운 음악으로 사운드트랙을 채우겠다는 사람들이 소스가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는 중임)  

아트해프닝에서 단편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발표했다는게, 독립애니메이션 배급의 새 장을 열었나? 작가를 발굴해서 지원한것인가? 홍학순감독도 CC Korea도 이번 아트해프닝을 준비하면서 그런 욕심은 없었고 그렇게 해내지도 못했다고 본다. 다만 홍학순감독과 프로젝트 후원자들이 한바탕 웃을 수 있었고, 상영회에서 만나 진심으로 반가움을 느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즐거운 경험을 함께 했으며, 원화를 많이 팔아서 홍학순감독은 맛있는 걸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게 더 의미있는 해프닝이었다.

더 많은 정보는 CC아트해프닝 웹사이트 www.ccarth.net

2011년 9월 25일 일요일

정보배포에 대하여


1.
공공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철학에 동의하며 산다. 그것은 무료여야 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뉴욕의 공공정보가 오픈되어 시민의 삶이 풍요로와 졌다는 훈훈한 사례같은걸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공기금으로 생산된 정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공공기금으로 어떤 강의가 진행된다면, 강의에 대한 접근권이 열려 있어야 하고 그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오픈하는 당연한 일이다. 반면 그 기록이 동시에 오픈되어야 하는가? 그건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된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기획을 필요로 한다. 기록물로의 가치를 가져야 하며, 면대면 강의의 성격과 다르게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건너가게 될 매체의 속성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간혹 강의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있다. 강의는 면대면으로 진행되고 사람들과의 현장성이라는 측면, 즉 호흡이 있다. 그런데 그 호흡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채 부적합한 장비로 그 내용만의 기록을 공유한다면 사실 강의에서 제공하고자 했던 맥락이 삭제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그런 기술적 문제는 사실 부차적인 이유다. 정말 그 정보가 꼭 필요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형편없는 동영상이나 복사에 복사를 거듭한 문서도 가치가 있을 테니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배포의 문제다. 정부산하기관들이나 사회단체들이 공공기금을 이용하여 공공정보를 생산해 낸다. 공공기금이기 때문에 정보가 생산되면 그 정보는 공공의 것이여서 어떤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누구나(아무나는 결코 아니다)접근하여 열람할 수 있고 가공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 정보들의 무작위로 배포되는 것이 비용의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배포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이 사용되고, 실제로 그 정보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음에도 무작위로 배포하는 것이 왜 멈춰지질 않을까 늘 궁금하다.

2.
98년인가...? 청소년개발원에서 청소년지도자를 위한 수련거리(단어도 촌스럽고 웃겼다. 지금이 아니라 당시에도 유치했다)를 개발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청소년수련실, 수련관등에서 수련거리를 가지고 각종 프로그램을 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쓴다거나, 현재 청소년관련업종에서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공공정보를 묶어 내는 일이었다. 난 두가지 모두에 열심히 참여했다. 당시 청소년관련직종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대적 정보교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수련거리라는 이름이 촌스러웠지만 이 작업을 통해서 전국의 청소년단체등에 배포된다고 하니 많은 네트워크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2003년까지 핸드북이나 연구물에 참여했다. 2003년이후 이런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가 있다. 사실 이런 작업에 참여하면, 지금까지 나와 내 동료들이 함께 하던 사업들이나 프로그램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글로 쓰고 정리하면서 평가도 되고 이후 새로운 작업을 선택할 때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딱 그 뿐이다. 정작 인쇄되어 전국에 배포되면 정말 그 정보를 보는 사람이 드물었다. 전국의 청소년지도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강의할 때마다 거의 똑같은 풍경이 반복되었다. 강의 끝나고 꽤 많은 수가 찾아왔다. 지금 하신 작업내용이나 사례가 필요하다고 했다. 혹시 오늘 발표자료를 좀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한참 이야기 나누다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물었다. 그때 그 분들은 전국의 청소년수련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작년에 만든 각종 자료들은 전국 수련관에 이미 배포되었다. 그런데 왜 그들은 나에게 또 찾아 왔을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이 자료보다 더 좋은 종이에 더 잘 정리된 내용은 선생님의 사무실에 꽂혀 있습니다"

강의 마치고 돌아와서는 사무실 책장에 꽂혀 있는 각종 자료집을 다시 보게 되었다. 참 많더라. 아무도 손대지 않고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는 자료들이 수백권이 넘었다. 보고 싶지도 않고 볼 이유도 없었던 자료집과 각종 정보지. 그리고 인쇄된 책자들이다. 내가 생산한 정보도 남의 사무실에 이런 공해를 만들고 있을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니 참 창피했다.

3.
2001년에는 new3R이라는 청소년교육프로그램 자료집을 냈다. 꽤 완성도 있게 제작되었다. 초기에는 이 자료집을 배포하지 않고 신청자에 한해 워크숍에 왔을 때만 나눠주었다. 공들여 만들었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주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그 당시는 꽤 신선한 책이었을 것이다. 형식도 그랬지만 내용도 딱  2001년 현재의 청소년의 고민거리를 담고 있었다. 그런데 몇 해가 지났다. 그 자료집은 일부만 업데이트 되었지만 재판 삼판을 거듭해 인쇄되고, 학교교사에게 워크숍이 오픈되었다. 제도교육의 교사에게 오픈된다는 것은 곧 무료배포를 의미한다. 난 그게 불만이었다. 그들은 이 자료집의 소중함을 잘 못느꼈다. 그저 가져가서 학교에 꽂아놓았다. 2004년 어느날 어느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특강으로 날 초대했다. 교사가 대상이었다. 강의를 마치고 교감선생님과 교무실에서 차마시자고 해서 잠깐 앉았다. 몇 몇 교사들이 강의 좋았다며 함께 앉았다. 그 대화속에는 "오늘 들은 이런 내용들은 어디가서 좀 자료를 볼 수 없나요...?" 뭔가 대답을 하려는데 어느 교사의 뒷자리 책장에 new3R자료집이 두권 나란히 꽂혀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어딘가 찾아보시면 자료야 없겠어요. 제가 책을 몇 권 추천해 드릴게요...한번 사서 보세요"

난 그 교사의 뒤에 있는 자료집을 가리키지도, 그 필자중 한명이 나였다는 것을 말하지도 않았다. 그냥 교양서적들을 몇 권 소개해 줬다. 이건 단지 나의 불친절이 아니라...이런 방식의 배포에 이젠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한두번 일어난게 아니다.

우리 사회는 떠먹여주는데 익숙한가? 아닐것 같다. 그런데 왜 무료 무작위배포가 주장되는지 모르겠다. 무료일때 일단 가지고 있으면서 안정감 같은 것을 주는 모양인데 결국 그렇게 사장되는 건 누가 책임지지 않는다. 더구나 그렇게 소비되지도 않는 각종 자료집과 책자, 동영상자료들로 수십억원이 낭비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 중 하나가 나였다는 걸 생각하니 참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4.
다음세대재단과는 참 오랜 관계를 맺고 일을 같이 하고 있다. 재단의 사업중에 유스보이스센터가 있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사업이니 거의 만 4년간 진행했다. 올해 발표회를 열었다. 사실 발표라기 보다는 컨퍼런스에 가까운 일이었다. 제목은 "미디어교육3.0 beta - 유스보이스센터 미디어교육 3년의 경험"이었다. 3년간의 교육경험을 모아 책을 냈다. 이 안에는 교육내용과 더불어 수퍼비전의 기록이 생생하게 담겼다. 기업의 펀드라지만 공익을 위해 내놓은 기금이며 그 기금으로 사업을 했다. 그리고 사업의 결과를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면서 우리가 생산한 내용과 자료집을 돈주고 팔긴 싫었다. 우리는 회의에서 이런 결론을 냈다. 분명 이것을 수천권 찍어서 전국의 청소년관련 단체와 미디어교육센터들에 배포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안했다. 워크숍에 초대된 수 만큼만 찍었다. 현장에 초대된 사람들에게 정말 소중한 이야기를 전하고 그 정리된 내용과 CD안에 우리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담아 배포하자는 결론이었다. 정말 딱 80명을 초대했고 자료집은 정확히 100권을 인쇄했다. 넘버링을 해서 나눠주었다. 한정판이고 1인당 1권씩 가졌다. 이후에 이 자료집을 어딘가에서 보고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는 PDF로 전해주었다. 함부로 나눠주고 누군가의 책장에 수백가지 장식물중에 하나로 치부되는 자료집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애써서 작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참 만족스러웠다. 인쇄비가 아깝지 않았다.


수퍼바이저의 권한(?)을 남용하여 1번보다는 100번의 책을 갖고 싶다고 특별히 부탁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일련번호가 100번이다. 꽤 의미있는 일을 했고, 나누어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합부로 우리의 작업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5.
오늘도 내 책장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데 쌓여가는 각종 공공기금으로 제작된 자료집이 쌓여간다. 그리고 나는 우리 아파트의 종이모으는 일요일에 내다 버릴 예정이다. 아깝고 또 아깝다. 이런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하진 않겠다고 다시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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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0년 11월 30일에 쓴 글이다. 임시저장해 놓고 게시하지 않았던 글.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게시함.





2011년 9월 12일 월요일

달 둘

달 둘 by zoinno
달 둘, a photo by zoinno on Flickr.

얼마전 뉴스를 보고 깜놀.
44억년전인가...? 암튼 지구가 탄생하고 얼마 후까지는 달이 두개였다고 말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천체과학자들이 나름 열심히 연구한 걸로 봐서는 그저 시덥잖은 루머 같은 것은 아닐 것 같았다.
지구에서 하늘을 볼 때 달이 하나 밖에 없어서...생기는 외로움 같은 건 없었겠구나.
두개의 달이 번갈아 보이면서...어느날은 겹쳐지고...달의 인력에 의해 변하는 물길이나 생명의 번식도 엄청나게 변화했을 법하다.
그럼 추석이 두번이어야 하나...? 뭐 그런 생각이 먼저 들긴 했다.

2011년 9월 2일 금요일

다음세대재단

 말이 통하는 사람과 만났을 때 참으로 기쁘다. 조금씩 누군가를 더 알게 되었을 때도 그렇다. 사람과 사람사이 공감과 이해의 첩경은 노력이 아니더라. 결국 함께 한 시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세대재단이 10주년을 맞았다. 10년간 재단과 함께 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일하는 데서 친구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이해관계가 얽혔을 때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생채기를 만드는지 알고 있기에 조심스럽다. 그리고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관계가 형성되곤 한다. 그 조직의 사이즈와 상관없이 말이다. 재단과 함께 일하면서 참 소중한 인연들이 생겼다. 정말 큰 재산이다.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고, 모두와 웃는 얼굴로 마주하고 싶진 않다. 아마 내 인생에서 중요한 상호작용을 하는 몇 몇 인연이 나에겐 재산이다. 오늘 10주년 행사를 하는데...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이상했다. 오랜만에 봐서 반가운 사람들 투성이고,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어서 할말이 별로 없다해도 그저 서로 바라보고 어색하게 서있는게 참 좋았다. 억지로 레파토리를 짜내가며 연락없이 살던 시간과 문화의 갭을 따라 잡으려는 노력 같은 건 부질없기 때문이겠다. 10주년기념행사가 아니라 초등학교 반창회(동창회는 재미없지만 반창회는...얏후~)같은 느낌이랄까...
 한국사회에서 다음세대재단의 영향력에 대해서 말하라면 주저리 주저리 썰 풀 수 있다. 그런데 왠지 그런건 내입으로 하기 싫다. 친한 친구를 소개하는데 이력서 읽는 사람이 있을까. 친구는 삐걱거리고 질퍽이는 헛점이 농담으로 무마되기도 하고, 가끔 이상한 짓으로 누군가에게 욕먹었을 때 옆에 그냥 서 있는거 아닌가. 아마 재단의 존재가 나에겐 그런 의미라고 생각한다. 
 집에와서 기념품으로 준 상자를 열었는데, 브랜드를 수 놓은 네장의 수건이 다소곳. 이거 쓸 자신이 없다. 당분간 이거 보면서 흐믓함을 즐겨야겠다. (왠지 쓰고 나니 오늘의 일기같은 문체다...ㅋ)


2011년 8월 25일 목요일

유쾌한 사람이 좋다.

유쾌한 사람을 좋아한다.  이 유쾌함의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유쾌함은 실없는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큰 소리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가벼운것은 유쾌함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뿜는 즐거운 기운은 절대 가볍지 않다. 무엇을 해도 무겁지만 몸으로 받아들일 때는 깃털처럼 무게가 나가지 않는 법이다. 간혹 가까운 사람들 중에 이런 유쾌한 사람이 있으면 나는 쉽게 좋아해 버린다. 아주 일방적인 방법이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므로 그 애정이 식을 때 까지의 시간에 친분이 쌓이지 않으면 관계가 끝난다. 간혹 이런 것이 연애사건으로 번져지길 바라지만...현실에서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눈이 확실히 높고 취향이 분명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2011년 8월 19일 금요일

포크다발

포트다발 by zoinno
포트다발, a photo by zoinno on Flickr.

플라스틱 포크를 가방에 하나정도 넣어가지고 다녔다. 손을 쓰기 불편한 사람들이 식당에 같이 갔을 때 포크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생각보다 포크없습니다...라는 대답을 자주 듣는다. 식당의 식단이 어른용일 땐 사실 더 그렇다. 그래서 포크를 모아두고는 가방에 넣고 다니다 두번정도 요긴하게 쓴 경험이 있다. 오래 가방안에서 돌아다니다 비닐이 벗겨지면 바꿔 넣곤 했다. 그래서 하나 둘 씩 모았더니...너무 많아졌다. 좀 버려야겠다.

장애인에게 편한건 우리에게도 편하다. 그건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식 음식문화에서 젓가락을 써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포크는 좀 예외가 되는 것 같다.

여덟살의 거울

배현희 미용실 by zoinno
배현희 미용실, a photo by zoinno on Flickr.
1.
거울앞에 앉으면 각자가 거울속의 자기 모습을 보는 방법이 다르겠지. 비쳐진 자기 모습은 분명 반전된 영상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기를 가장 익숙하게 보고 인식하는 건 거울의 모습이기에 정작 타인의 시각정보와 정확히 반대로 보면서 산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서 거울을 들여다 보게되지만, 실제 다른 사람은 자기가 본 것의 반전된 모습으로 보게 된다는 말이다. 그건 마치 스스로 자기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말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어떤 순간에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내 삶의 한 단면과 닮았다.
2.
대림동에 이사온 것이 여덟해째다. 최소한 한국의 정서에서 남자가 멋스럽게 꾸미거나 획기적으로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다양한 편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머리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난 여덟해째 같은 미용실에서 같은 머리스타일을 유지했다. 실제 내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스타일이 아닐텐데, 내가 뭔가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헛된 믿음에서 택한 모양이다. 그저 그게 내 모습이란걸 여덟번째 해에 알게 되었다. 내 사진속의 꼬마는 미용사의 둘째 딸이고, 올해로 딱 여덟살이다.

2011년 8월 18일 목요일

바꾸지 말아야 할 무엇인가를 찾는 작업

새마을 시장 by zoinno
새마을 시장, a photo by zoinno on Flickr.
 광명사람이 광명을 기록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진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하나 하나의 테이크가 물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사실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이유는 광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에 담긴 서사야 독자의 시선에서 읽히겠지요. 그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어도 굳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흩어져 버릴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철산동의 골목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철산동은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공동체라 말하는 마을들은, 재개발의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플랜카드와 피켓속에 묻혀버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얼마전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2012년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바꾸고 싶은 것 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구불거리는 골목 안쪽의 작은 대문앞에 의자를 놓고 하루를 관조하는 할머님의 여유로움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할인카드를 제공해 주며 소비를 재촉하는 마트에 밀려 사라지는 옆집 구멍가게나 작은 시장의 풋풋함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가져다 주는 평화와 안정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명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적 발상을 강조하는 산업논리와 대다수의 시민과 무관한 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또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뻐기고 웃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광명의 사람들과 골목골목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마음을 만나면서 있는 그대로 느낀 기록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2011년 8월 6일 토요일

2011년 미디어컨퍼런스


2011년 유스보이스 미디어컨퍼런스가 끝났다.
다음세대재단의 유스보이스는 올해로 10년째다. 그중 컨퍼런스는 5년째를 맞는다.
매년 [관찰_바라보기]를 주제로 클래스를 운영했다. 여전히 우리 클래스에 모인 녀석들은 훌륭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관찰이라는 클래스를 선택했을 때 이미 한 번 걸러진다고 생각한다. 사실 바라보기가 더 적합한 표현이지만, 통용되는 단어를 선택하려니 관찰이 되었다. 실제로는 "바라봄"이란 클래스 명이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5년전 관찰클래스에 왔던 범준이는 군인이 되었고, 얼마전 상병이 되었단다...중학생이던 참가자들은 대학생이 되었고, 대학생이던 녀석들은 졸업하고 한 참 일자리에 대한 고민들이다.
관찰클래스의 5년이다. 흡...찡하다.

컨퍼런스는...미디어작업을 하면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 컨퍼런스의 핵심을 관통하는 건, 미디어로 표현하기 바로 직전까지 화자-speaker-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드로잉을 하면서 가장 가까이서 본 것에 대한 기억은 무엇인가?
-표현의 도구를 적합하게 선택하기 위한 재료의 이해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진을 찍기 전에 무엇을 보고 있는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누굴 만나서 대화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아직 유효한 이유를 이야기하는 장이 필요하다. 좋은 카메라와 음질좋은 보이스레코더가 반드시 좋은 메시지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것이 화자의 태도다. 의사소통에서 화자의 태도만 강조하는 것은 물론 옳지 않다. 청자 중심적으로 말하는 화자가 있다 하더라도, 청자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의사소통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말잘하는 사람들이 창궐하는 가운데 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귀해졌다. 오히려 말잘하는 사람보다는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말만 잘하는 건...몇 가지 기술을 요구한다.
미디어교육이 어느순간 말만 잘하는 것 처럼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 또는 기법으로 통용되는 것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우리가 미디어컨퍼런스를 기획했던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 카메라를 가르쳐 주기 전에 무엇을 보는지 생각하고 보러가는 행동을 하고, 피사체와 교감하는 가운데 스스로 자기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5년간 함께한 동료(?)들을 생각하면 가끔 가슴이 뛰거나 울컥하곤 하는데...세상엔 감사할 일이 널렸다. 죽을 때 까지 다 표현하지 못할것 같다.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강대근 선생님이 무척 그립던 하루.

오늘 책을 한권 받았다. 강대근선생님 1주기를 맞아 지인이 편집해서 낸 모양이다. 오늘 그러지 않아도 하루종일 선생님 생각이 났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간혹 그가 그리운 날이 있다.
알만한 사람들(참 애매한 말이지만...)은 알겠지만, 유네스코에서 일하셨고 청년문화운동의 대부? 격이랄까.

수치산방emforem.com에는 선생님의 드로잉이 꽤 자주 업데이트 되었다. 어느곳에서든 선생님의 드로잉북을 보여달라는 게 참 좋았다. 길에서 마주쳐 인사할 때도 "혹시 그림 안가지고 계세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꽤 기분좋은 표정으로 드로잉북을 보여주시곤 했다.
어느날 드로잉이 아니라 사진이 업데이트된 날이 있었다.  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생님 방을 찾았다. (그땐 본부장님이셨다. 사람들은 대부분 결제서류를 들고 찾아가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노크를 하고 들어가지도 않고 얼굴만 문틈에 들이밀었다.

"선생님...사진 멋져요...직접 찍으신거죠? 언제에요...? 다른 사진도 있으면 좀 보여주세요..."

다짜고짜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아무튼 사진을 보고 제일 먼저 멋지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싶었었는지...어쨌든 그냥 무작정 가서 말했다. 그러자 눈동자가 하나도 안보이게 웃으며 "안들어오나?"라고 하셨다. "제가 좀 바빠서요...흐. 아무튼 멋져요. 사진 좀 나중에 보러 올게요"라고 말하고는 다시 사무실로 내려왔다.
내가 좋아했던 사진은 아마 아시아 어떤 곳을 여행하시다 찍은 것 같은데, 어린이 네명이 나란히 서서 지나가는 아저씨의 카메라를 은근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수치산방 홈페이지에는 선생님의 그림과 글이 있다. 간혹 사진이 몇 장 올라왔다. 내가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포옹이 남기고간 흔적"이라는 시가 담겨 있다. 이 책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찾았다. 포옹이 남기고간 흔적과 네명의 어린이를 찍은 사진...둘다 없었다. 이유는 안다. 이 책을 구상하고 글을 발췌한 사람들과 강대근 선생님은 아마 막역한 사이...끈끈한 선후배일게다. 나는 그들을 알지도 못하고 그 정서에 대한 공감도 별로 없다. 아마 강대근 선생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그를 존경했던 사람...들과 내가 만난 강대근은 다른 인물이었을 거라고 추측하게 된다. 내가 아는 그는 지극히 일부분이리라. 내가 모르는 강대근을, 훨씬 잘 알고 있을 사람들이 발췌한 글과 그림, 사진에서 왜 강대근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선생님은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룩거리셨는데 어떻게 보면 약간 어슬렁 어슬렁 걷는 느낌이 든다. 그 걸음이 참 잘어울렸다. 그런 뒷모습에는 그 만의 언어가 있었다. 어느날 우연히 마주쳤을 때 "세상이 니 맘대로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하셨는데...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정말 듣고 싶은 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잘났다고 내 맘대로 행동하며 일하고 있었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혀 들으려하지 않았었기에 참 외롭다고 느낀 시기였다. 눈물이 핑 돌자 아마 선생님도 당황하신것 같긴 했는데...아무 대답도 못하고 헤어졌다. 선생님은 또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셨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줄 사람이 또 필요해진 시기가 되었나보다. 강대근선생님이 그립고 보고 싶으니 말이다. 이렇게 말해 드리고 싶다. "선생님을 항상 기억하고, 늘 그리워 하지 못합니다. 그럴 이유도 없구요. 그런걸 원하실 분도 아니시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가끔 생각납니다. 결국 사진보며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게 가장 아쉽네요. 아마 사후세계가 있다면 천당가셨겠지요. 또 가끔 그리워 하겠습니다"

2011년 6월 15일 수요일

사랑한다 구글...

피곤한 하루를 정리하고 집에 오니 11시다.
저녁을 못먹었기에...무척 배가 고팠다.
밥을 앉히고...청국장을 데우고...상추를 뜯어다 씻어놓은 후 샤워를 했다.
밥을 먹고나니 12시 30분이 넘었다.
강의에 워크숍이 있었던 터라...피곤이 뒷골을 땡기며 찾아왔다.
하지만 오늘은 월식을 볼 수 있는 밤이다.
일식에는 매력을 못느끼지만...
달에게 묘하게 끌리는터라...월식은 꼭 지켜본다.
피곤한데 밥을 먹었으니...정말 졸리기 시작했다.
요샌 피드는 리더로 읽고, 페이스북도 웹브라우저보다 앱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굳이 검색할 일이 없으면 안 열어본다.
그러다 웹을 열었다.
흑...절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구글은 이런 이미지를 보내주고 있다.
구글 사랑한다.
왠지 너와 함께 월식을 지켜본다고 생각하니 훨씬 기운이 나네...

ps :
새벽4시22분...이젠 거의 달이 남지 않았다.
구글의 실시간 중계와 거의 똑같았다.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위선의 태양 / Burnt By The Sun

대학시절 흔히 러R이라고 부르던 책이 있었다. 러시아혁명사를 지칭하던 말이다. 대학물 먹으면서 베스트셀러이자 대화를 위한 필독서인 러R을 읽지 않은 친구들은 핀잔의 대상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러R을 읽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가...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미묘하게 뭉클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프롤레타리아 혁명이야 말로(1905년과 1917년 두차례의 혁명을 놓고 꽤나 많은 논쟁도 있었다) 비판적 논지를 뒤로하고 필독했어야 하는 패러다임이었다. 영화 위선의 태양은 볼셰비키혁명이후 트로츠키즘의 종언과 함께 1936년 스탈린이 본격적으로 러시아를 쥐고 흔들며 시작된 대대적인 정치적 탄압과 독재권력의 남용-흔히 숙청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실제로 스탈린의 숙청은 어떤 인관관계로 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어서 어떻게 명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이 시작되는 시기의 한 시골마을이 배경이다. 코도프Kotob대령과 그의 아내 마루시아, 그리고 귀여운 딸 나디아는 이 피바람이 불어올 미래를 꿈에도 생각 못한채 평화롭게 살아간다. 혁명이후 노동자의 전위당에 충성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뒤로하고 노래와 음식과 시를 즐긴다. 이들은 스탈린시대가 종결된 1956년까지 비극의 가족사(사실 어떤 의미에서 러시아혁명사다)를 맞닥드린다. 
영화는 차분하되 꽉 조여진 긴장을 만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듯 하면서 약간 쓸데없는 농담의 코드까지 사용하는 수작이다. 

94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내가 모른다는 게 좀 이상했는데...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내가 이 영화를 스스로 불편해서 거부했을 법한 시기다. 도미노처럼 사회주의가 무너진 허탈함과 구 소련의 실패한 혁명을 국가자본주의라는 말로 끝끝내 옹호하려던 선배들과 논쟁하며 살았던 시기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 무렵이기 때문이다. 

영화속에 94년에 봤다면 의미있게 다가왔을 깨진 유리를 밟거나, 정체불명의 빛나는 구체가 떠다니거나, 스탈린 비행선을 향해 가는 자동차의 모습들은 클리쉐였고 2011년 영화를 보게되니 진부하게 느껴졌다. 암시와 상징은 여전히 트랜드속에서 존재하는 것일까...? 라는 착각 마저 했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상징은 딸을 사이에 두고 추는 탭댄스! 
유튜브를 찾아보니 140분전체가 업로드 되어 있고, 자막(한국어는 없지만)도 지원하고 있더라. 

2011년 6월 10일 금요일

한심한 기억들을 지우고 살 수 없다. 어쩌냐.

영화엔 기억을 지우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온다. 완벽한 범죄를 무죄로 봉합하기 위해선 타인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을 지우는 방법만큼 효과적인 것이 또 있을까. 주로 SF에 등장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누군가에 기억속에 내가 들어있다는 걸 없애는 것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때로는 내 기억을 없애 버리고 싶은 때도 있다는 거. 스스로 과거를 잘 부정하는 편이기 때문에, 시간이 쌓여진 현재를 중요하게 바라보기 때문에...이 두가지 "때문에"를 이유로 전에 일어났던 사건과 그 상황은 그냥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1.2.3으로 지워버리고 싶은 것이 있다. 주문처럼 3...2...1 하고 외치면 푸~쉬...하면서 공중으로 흩어졌음 좋겠다.
어느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런 그림이 탁자에 꽂혀 있다. 사실 이 글은 이 코끼리를 보고 쓴 글이다. 
1.
가장 즐겁던 기억이 겹쳐있긴 하지만 억울한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중/고등학생의 기억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끔찍한 일들의 연속이었기에 그 당시의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함께 날린다해도 별로 후회스럽지 않을 것 같다. 학교와 친구들은 좋았다. 그냥 학교가는 게 싫지 않았고, 간혹 만나게 되는 좋은 친구들은 나를 기쁘게 했다. 하지만 교사는 달랐다. 정말 단 한명도 교사다운 교사를 본적이 없다. 대놓고 부모들에게 돈을 달라는 장면, 친구들을 가격(!)하는 장면, 자폐아였던 가까운 아이를 대하는 선생들의 태도 같은 것 말이다. 꽤 깊은 상처인것 같다.
2.
선배들이 뒷통수쳤던 기억들이다. 참 운이 없게도 좋은 선배는 없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는 건 다행이지만,  80년대 학번들의 선배들에게는 늘 실망하며 살았다. 남녀 상관없이 선배들과의 관계는 항상 어긋났다. 두세살 차이나는 사람들이 어른노릇을 하는 꼴을 못봐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함께 일을 하면 늘 배신당했고, 뒷말이 무성했다. 지금도 일하는 파트너의 기준이 80년대 학번들이 끼어 있으면 일단 위축되고 두 세번 곱씹어 생각한다.
3.
사람은 사랑하며 산다. 대신 연애감정이 끝날 때의 그 느낌은 정말 지우고 싶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기억을 지우거나 되살리고 싶은 감정은 연애 또는 범죄다. 감추고 싶은게 있기 때문에 지우고 싶기도 하겠다. 지금 연애 못하고 사는 건 연애감정자체가 두려워서다. 솔로가 가장 마음이 편하고 좋더라. 어떤 친구가 말했다. 연애하면서 느끼는 충만함을 아직 못느껴서 그렇다고...그래 그게 꼭 "아직"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었다. 이리 저리 밀고 땡기는 게 20대에는 재밌다고 느꼈다. 그런데 어느순간 사랑이 식어가는 그 느글거리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세가지 이 기억만 지울 수 있다면...나 참 건강하게 살것 같다. 생각해 보니 사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들이라는 것도 지금 알았다. 큰일은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나보다. 그리고 비극을 받아들이는 것은 잘 훈련된 편이기도 한 것 같다.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읽고 나서 정치적 꼼수가 언어적 함정으로 시작된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고 알면서 당한다는 게 억울하기도 했다. 작정하고 프레임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 프레임안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글을 쓰는 순간 이미 또 한번 나의 뇌세포에 각인되겠지. 잊고 싶다고 이 말을 꺼내는 순간 또 한번의 기억으로 추가된다는 거...알면서도 하고 있다. 한심하다.

2011년 5월 31일 화요일

이웃의 이사

 대림동에 2004년 이사왔으니 올해로 8년째 이 집에 살고 있다. 옆집엔 부부와 세자녀가 살고 있었다. 아저씨는 밝은 성격에 얼굴에 웃는 주름이 크게 보일 만큼 멋진 사람이고, 아주머니는 낯을 조금 가리시고 쑥스러움이 많은 분이지만 막상 마주할 땐 늘 예의바르게 인사해주시는 분이다. 아들둘에 딸아이 한명이다. 이사왔을 당시 막내가 태어났다. 세째아이로 딸이었다. 태어난지 한달이 되었다고 했으니 아마 요맘때가 생일일게다. 그 아이는 지금 8살이고 초등학교 1학년이다. 이집에 살면서 가장 즐겁고 신나는 기억은 옆집 아이들이었다. 아침이면 세명이서 밝게 웃으며 복도를 뛰어다니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이들 웃는 소리로 아침이 시작된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이었나 싶다. 어느날은 꼬마가 오빠들 학교가는데 따라나가며 우는 소리. 어느날은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서 기승전결 없는 이상한 논리를 심각하게 펼치기도 하고(듣고 있자면 나는 너무 웃겼는데...아이들은 정말 심각하게 토론하는...),  또 어느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꿉놀이를 하느라 돗자릴 펴고 누워있었다. 친구들과 누워 자는 시늉을 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마나 서로 깔깔대고 웃었는지 모른다. 길에서 마주칠때면 내가 바쁜 걸음으로 주차장을 가로질러가는 꽁무니에 자전거를 타고 따라와 인사를 했다. 동네 아이들이 "아는 아저씨야?"라고 하자 "아저씨 아냐...오빠야!"라는 말이 들렸고, 나는 뒤를 보며 윙크하고 사라지곤 했다. 큰 아이가 피아노레슨을 시작하고 도미솔을 벗어나지 않던 소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화음이 되고 어느날 아침엔 아이의 연주에 감동받으며 일어나기도 했다. 조금씩 악보를 보고 제대로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그 아침을 잊을 수 없다. 어느 저녁 집에 돌아왔을 때 Michael Jackson의 billie jean이 들렸다. 문을 열고 나가서 그 곡을 들었다. 다음날 아이를 만나서 잭슨을 어떻게 알아? 피아노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곡이야?라고 물었을 때 "아뇨...제가 좋아서 듣고 그냥 쳐본거에요..."라고 큰 아이가 대답했다. 그날 저녁은 나 들으라는 듯 Smooth Criminal을 연주했다. (큰아이의 피아노연주녹음) 또 그 다음날은 엄마와 같이 문을 빼꼼 열고는 마이클 잭슨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아파트가 삭막하다고...? 이런 이웃이 있으면 삭막할 틈이 없더라. 14층사는 아이와 막내는 단짝이었는데 계단에서 동화책 읽는 소리가 너무 예뻤다.
지나다니면서 이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을 생각하니 계단에서 시멘트의 냉기가 벌써부터 느껴진다. .

며칠 전 부터 차곡 차곡 정리된 박스를 복도에 내다 놓았다. 일요일에 버리려고 정리하나 보다 싶었는데, 그 옆에 점점 쌓여갔다. 이상하다 싶어서 물었더니 6월 1일에 이사가기로 했다고 전한다. 방은 두칸인데 아이들은 셋이고 이제 모두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좁을만도 하다.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갈거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둘째 아이였다. 둘째는 잘 생긴데다가 성격이 쿨하다. 막내동생이 오빠오빠 부르면서 길에서도 꼭 손을 잡고 다니는데, 약간 어색해 하면서도 동생손은 놓지 않는다.
 정작 옆집은 전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을 이런 이웃과의 행복의 순간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날 이후로 조금씩 물건들이 버려지고, 다시 나왔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하더니 어느날은 소파가 복도에 나와 있었다. 둘째가 앉아 있다.


여전히 말이 없었다. 내놓은 거실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책을 읽는다. 말을 걸었다. "와...원래 여기에 의자가 있었으면 참 좋았었겠다. 완전 낭만 적인데...얼..."이라고 말했다. 둘째의 대답은 "그렇죠 뭐..."였다. 집에 들어가서 과자를 한 상자를 가져다 먹으라고 건네주었다. 조심스럽게 받더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정말 이 공간에 저런 푹신한 couch가 있었다면...꽤 재밌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겠다고 생각하며 또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지금...
이삿짐을 나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부터 분주했고 좀 전에 1층에 차가 들어와서는 물건을 실어내리는 것 같다. 아이들은 없다. 학교에 갔다. 아이들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막내 아이는 태어나 처음하는 이사를 맞이하게 될테지. 집안에 신발신고 들어가고, 신문지깔고 중국음식을 먹는 첫번째 경험 말이다. 둘째는 짐이 다 옮겨진 후에 새로 생긴 자기 방을 보면서 시크하게 쳐다 보고는 책본다고 의자에 앉아 있을테고, 큰 아이는 오늘 학원 안가도 된다는 말에 신나 자전거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거다. 아이들에게 삶의 환경이 바뀌는 이 경험이 앞으로 일어나게 될 또 다른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만들거라 생각하는데...내가 왜 이렇게 뿌듯한지...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새로운 매체에 대한 호기심...또는 욕심

mac trade... by flyshoe
mac trade...,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매체 교육하는 사람이라는 핑계로...
이런 저런 매체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단 고급 퀄리티를 내야한다는 강박으로 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대중적인것...누구나 손에 쥘 수 있는 것...오퍼레이팅의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것...
아마 내 방식의 미디어교육이 그런 것이어서 이런 저런 제품화된 것을 사용하고 사용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해 보이긴 한다. 일단, 내가 혹 해야 하고...사용경험에 근거하여 또 다른 표현도구가 되는가를 검증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면 목표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매체가 쌓이곤 하는데...그때 적절한 트레이드가 좀 필요할 때가 있지만...쉽게 이뤄지진 않는다.
아무튼 이번 트레이드에서 건진 킨들과 폴더 키보드.
적응하는데 단 10여분이면 된다는 건...범용성은 검증된 것 같다.

2011년 5월 14일 토요일

디자인에 대한 몇 가지 메모

자료가 필요해서 구글링하다가..
내가 예전에 쓴 글이 검색되었는데...내가 쓴건지 모르고 그책 읽으면서 나도 저런 문장들을 좋아했었는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보니...내 옛날 블로그였다능...헐...
암튼 필요해서 다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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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켄야에게 한 수 배우기

- 물건을 만들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생생하게 인식하는 것이며...
->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어떤 논의에도 사실 그대로의 인식태도를 지향하는 것을 빠뜨리면 위험하다. 디자인이 지향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세계관이 아니라 날것으로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인식과 그 과정에서 탄생한 부산물인 합리성, 공정성, 보편성의 가치를 찾아가려는 노력이다.

- 개인의 재능과 장인적 품질을 통합한 우수한 제품은 시장에서 우위성 즉 '정평'을 얻게 되고 그것은 특별한 '가치'로서 보존된다. 이것은 '브랜드'라는 위력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진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다. -> 정평을 얻는 다는 것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다. 그 과정까지는 무수한 반복적 디자인이 존재한다. 품질우위는 반복과정의 맨 끄트머리에 존재하는 것일 뿐 그 반복이 끝난 것이 아니다.

-MIT의 존 마에다의 평가에 따르면, 컴퓨터는 '도구'가 아니라 '소재'이다. 이 표현은 주어진 소프트웨어를 통째로 삼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로 구축된 이 새로운 소재를 통해서 어떠한 지식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 사진의 소재는 피사체와 카메라, 환경이다. 즉 도구의 최종 쓰임새에 대한 탐색이 끝날 때 '사진작업'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디지털사진에서도 컴퓨터가 효율적 도구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사용자와 어떤 교감이 일어나고 있는가(컴퓨터에 대한 이해정도를 포함하고 있다) 하는 것과 함께 컴퓨터자체가 이미 소재적 발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cf) 픽사의 존라세터도 펜슬애니메이션을 펜슬이 만들었다고 주장할 수 없듯이, 컴퓨터애니메이션을 컴퓨터가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남.

- 합리적인 '물건만들기'를 통해서 인간정신의 보편적인 균형과 조화를 탐색하고자 하는 것이야말로 넓은 의미에서 디자인적인 사고방식이다. 바구어 말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것. 생활하는 것의 의미를 물건 만들기의 과정을 통해서 해석하고자 하는 의욕이 바로 디자인이다. 
-> 정교한 디자인은 인간 삶의 의미에 대한 반추를 가능하게 해 준다.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용해된 디자이너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순간은 생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즉, 사용자와 디자이너는 '사용행위'의 순간 아주 밀접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인데 이런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 삶에 대한 이해를 기초에 둔다. 또한 직관화된 디자이너의 '삶의 태도나 방식'에 대한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된다.

- '서다'라는 행위는 주체가 되는 인간의 의식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력'과 '어느 정도 딱딱한 지면'이 없으면 '사다'라는 행위는 실현되지 않는다. 무중력이면 몸이 붕 떠버릴 것이고 물이 깊은 수영장에서도 '서다'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경우 중력과 딱딱한 지면이 '서다'라는 행위를 '이끌어낸다'고 할 수 있다.
-> 세계는 모두 다른 체계로 되어 있다. (인위적인 것은 명문화된 법률이나 각종 문서속의 조항이지만 규범과 질서는 그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규범이 강요되면서 그 체계는 부서지고 말더라만...). 또한 그 서로 다른 체계가 만나서 충돌하거나 무한대의 조합을 기초로 한다. 체계를 이해하는자의 합리적 발상은 굿디자인에 다가서지만, 새로운 자의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목적을 둔자의 강박적 발상은 폭력을 조장하기도 한다.

- 일상은 미의식을 키우는 온상이다
-> 인간은 미를 탐한다. 여전히 학습하고 있고, 학습은 전승되거나 의도적으로 거부되기도 한다. 무엇을 보고 들었기에 미를 추구하는가는 여전히 즐거운 논쟁거리다. 미의식은 자연에서 배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메트로폴리탄에게 자연으로 부터 학습하고 실천을 계획하라는 메시지는 매우 힘겹게만 들린다. 그래서 미의식이 사라진다는 것은 '의식'에 대한 오해다. 즉, 미의식은 오늘 아침 부터 잠들때까지의 일상생활에서 부터 발견한다. 의식하고 있는자는 쉽게 발견하지만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고픈 욕망이 적거나 지적호기심으로 부터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서는 발견이 적고 주입되는 것이 많아지는 것.

- 이런 시대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지구와 자연환경을 주제로 삼는것만큼 기만에 넘친 행동은 없으리라....(중략) 미래나 지구 환경을 염려하는 이벤트에서 볼펜이나 커피 잔에 마크를 새겨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다니..., 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 에콜로지...그린...뭐 이런 수식어들이 이젠 어느정도 식상해 질 법도 한데...빨리 이런 유행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정치적으로 가장 많은 악용되는 것이 말없는 지구환경이다. 마크새길 시간에 오늘 사용한 종이의 양과 우리집 분리수거의 모습에 더 많은 행동에너지를 쏟아넣는 것이 도덕적이다.

- 냉정하게 주변을 바라보라. 스트레스 없는 쾌적한 커뮤니케이션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디자인은 바로 그곳에서 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관찰은 여전히 디자인개념에서도 핵심에 해당한다. 

2011년 5월 6일 금요일

감성에 물주기 - 북하우스

감성에 물주기 by flyshoe
감성에 물주기,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간밤에 꾼 꿈 이야기와 꿈 보다 생생한 그림.
함께 사는 고양이의 하루 모습 드로잉.
그저 매일 나도 보고 있을 것 같은 동네 사진.
과일을 썰어 말리고, 분갈이 하는 엄마와 나눈 대화....
이렇게 "참 별것 아닌"것이 100가지가 담겨있다.
좀 놀랍다.

쌓일때는 둔하지만, 쌓였을 때는 놀라움을 주고,
놀라움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 건 삶과 일상이 주는 선물이 맞구나.

2011년 5월 3일 화요일

Free The Korean Rat!

이 웹사이트...ratseverywhere. 이름이 멋지다.
하나짱에게 뱅크시 사진집을 생일선물로 받고 구독해서 보던 구독하던 사이트다.
며칠 전 피드를 뒤져보다...Korean times...라는 게 우연히 보였다.
흠...뭔가 했더니...
G20때 그래피티했던 위트와 유머없는 나라임을 인정하게 된 사건을 썼다.
그리고 프리프레스 릴리즈에도 썼다는 거지...
각 나라마다...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어떤 앵글로 보는가에 따라 옳고 그름, 선과 악, 참과 거짓이 나뉘는 건 당연하다.
그치만 쪽팔리잖아.
우리가 이런 빡빡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거...말이야.

Free The Korean Rat! | Rats Everywhere

2011년 4월 20일 수요일

오로라 다리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으나...

Under the Aurora Bridge - Photosynth
MS에서 포토싱스 웹과 모바일디바이스를 위한 앱을 만들었다.
360도...
zoom in, zoom out...내가 본 시야를 다 담을 수 있다.
좀 재미난 기술이 넘쳐나는 현재를 사는 건 참 즐거운 일인게 분명하다.
반면...지금 사는 방식이 풍요로운 문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잘 모르겠잖은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추상적 이미지 같은 거 말이다.
대신 당장은 분명히 즐겁다.

2011년 4월 9일 토요일

루꼴라 싹이 나왔다.

어제 좀 늦게 집에 들어왔다. 물을 주고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봤을 때는 싹이 없었다. 그저 봉긋하게 밭이랑이 보이기에 이제 금세 싹이 보이겠다...라고만 생각했다.
루꼴라 파는 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기르자는 실용적인 텃밭...

풀 뜯어먹는 멋진 식탁을 꿈구며...

2011년 4월 7일 목요일

Ramune

Ramune by flyshoe
Ramune,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가끔 내용보다 형식이 더 끌릴 때...
이런 경우다.
라무네라는 일본 사이다.
작은 볼이 들어있어서...병을 따고 저 볼을 아래로 힘껏 내려준다.
물론 그냥 마셔도 된다.
하지만 신기한 장치이니 해보게 될 수 밖에...
뭐 당연한거지만...병을 직각 또는 급히 들어 마시면 볼이 입구를 막아서 사이다가 나오지 않는다.
적당한 각도를 만들어서 사이다가 적절하게 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맛은 기호에 따른 것이니 함부로 말할 순 없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천연사이다와 아주 비슷한 맛을 낸다.

살아갈 걱정 - 오늘의 감정기록

P4077000 by flyshoe
P4077000,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방사능비가 내린다며 전국이 난리.
남들이 불안하다는데...또는 남들이 너도 불안해 해야해...라며 말하는 것 같은데...
정작 아무 감각도 없다.
그저 비는 비로 느껴지고..
이 안에 들어있는 물질이 요오드건 뭐든 간에...
내 눈에 보이는 건 그저 평범한 도로와 매일 조금 씩 변하는 것 같은 거리였다.
무감각해진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나보다.

인어공주를 만나 커피마시며 그가 미국사람들과 어떤 "영어말"을 구사하며 좋아했는지 들었다.
들떠서...재밌어서 말하는 인어공주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고,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사람이 정말 없구나...라는 것을 알아챘다.
무서워서일까...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장면들이 이제 현실이 되는 구나...라고 생각하니 덜컥 겁도 났고...
죽을 걱정을 늘 하던내가 살아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2:56) Everything - Jacqueline Stem

(2:56) Everything - Jacqueline Stem

thesixtyone에서 듣는 음악들은 낯설진 않다.
다만,
장르가 다양한 젊은 밴드의 음악을 이렇게 나마 들으면서 귀가 즐거울 수 있다는 건 다행이다 싶다.
아이패드 앱 aweditorium에서도 스트리밍된다.
웹에서는 다운로드도 지원함.
그 중에 재클린 스템이라는 뮤지션을 발견했는데...
흠...크랜베리스식의 창법과 음악을 구사하는 건 좀 카피밴드 냄새나서 별론데도 자꾸 듣게됨...

2011년 4월 3일 일요일

mSpot

mSpot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가...
최근 thesixtyone이나 daytrotter같은 인디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서비스를 보고 무지 좋아했다.
라디오처럼 추천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았지만, 왠지 특별해 보이는 음원을 자유롭게 듣는 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더구나 앱이 워낙 훌륭하셔서 감사하고 있다.
게다가 무료...
그러다 발견한 mSpot은 free 5G를 주는 온라인 스토리지이며 음악스트리밍이 가능한 서비스다.
내 폴더를 지정해 놓으면 아이튠즈와 싱크가 되어서...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음...음...
함부로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도 좋다는...

2011년 4월 2일 토요일

Don't Pay for Technology: 25 Freebies for Students

Don't Pay for Technology: 25 Freebies for Students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storage나 협업도구들이 많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유료가 가장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google이나 zoho의 경우는 무료계정도 확실한 품질과 안정성이 제공된다.
아무튼...학생들을 위한 무료 25가지의 서비스 모음.

2011년 3월 31일 목요일

All about Dynamic Views for Readers

All about Dynamic Views for Readers - Blogger Help
rss지원하는 블로그의 경우 조금 더 자유롭게 블로그 피드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기 시작함...
텀블러만큼 무작위적 연결망을 구축할 필요도 없고,
양질의 블로깅을 조금 더 쉬운 방식으로 노출시키겠다는 시도인듯 하다.

2011년 3월 26일 토요일

네이버는 지루하던데...

수업 끝나고 어떤 학생이 찾아왔다. 지각했다고 말하는 줄 알고 출석부를 꺼내들었다.
학생은 이렇게 물었다.
"이번 수업에서 보여주신 정보들을 어떻게 알게 되시나요...? 저는 경로가 가장 궁금해요..."
나는 이건 아니다 싶지만 이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답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저는 네이버를 거의 안쓰거든요. 한국의 포탈이 정보접근을 수동적으로 바꾸어 놓았는데요...어렵겠지만 한번 시도해 보세요"
포탈이 유저를 길들여 놓은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최근 네이버를 좀 들여다 봤는데...정말 그렇더라. 마치 TV보는 것 같았다. 수동적으로 클릭이 되는 UI/UX나 광고들...이게 인터렉티브를 막는 걸 알것 같다.
10년이 넘게 학생들의 과제는 대부분 네이버를 참조하더라는 점...좀 놀랍다.
그것이 중고생이든, 대학생이든...심지어 대학원생도 마찬가지라는 점은 더더욱 놀라운 일이다.
정보검색을 위해서 북마크(rss는 바라지도 못해...ㅠㅠ)하나 제대로 해놓지 않고, 초록색 검색창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한다.
웹사이트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다면...어떻게 타인에게 소개할 것이며, 그 정보에 대한 어떤 평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이건 정보의 양과 무관한 일이란 말이다.
과제에 레퍼런스가 있을 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네이버 검색의 향기가 폴폴...난다.
그러니 과제를 읽을 때 무성의해진다.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그건 좋지만, 모두가 같은 정보라면 굳이 과제여야 할까?
정보가 엮여 있어야 하고, 과제라면 통합적 관점을 제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이버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를 쓰길래...며칠동안 네이버만 들여다 보았다.
한 며칠 보니까 지루하다.
맛집이나 주소찾는건 네이버가 딱이겠다. 즉, 가벼운 정보들이다.
방송3사에 나왔다는 맛집정보가 고스란히...그리고 약간 할일 없어 보이는 알바의 입에 침이 마르는 칭찬글, 하나 더 보태자면 디지털 카메라 새로사서 음식찍고 셀카찍는 걸 좋아하는 소녀취향(이거 완전 나의 편견이 고스란히 노출된 단어임. 하지만 유효한 편견인듯..ㅋㅋㅋ)이 합쳐진 것 이상은 아니다.
다행히 위 세 가지 카테고리를 믿지 않는 탓에 별로 신뢰가 안간다.
하지만 팬시하고 재미는 있더라.
네이버에 반응하는 건 이런 재미있는 정보들이 넘쳐나서일까?
하지만 수업시간에 뭔가 보여주면...너무 놀랍고 재미나다고들 한다.
네이버에서 볼 수 없는 것이어서 더 재밌고 놀라운 것인데...결국 네이버식 즐거움에 중독되어 자신의 정보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는 걸 아는 순간이 오면 배신감 같은 것이 들려나...?
암튼...네이버는 참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구나...
며칠 만 더 들여다 봐야겠어...

2011년 3월 23일 수요일

어느 초능력자의 퇴근길

drawing by flyshoe
drawing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놀라운 초능력을 갖고 있지만,
일생에 딱 한번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면...?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하기 위해 늘 어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 말야....
그런데 다시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면 말이지.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교통사고를 눈앞에서 보고,
홍수로 사람들이 휩쓸려 가고, 지진으로 땅이 꺼져도...
나는 이 순간보다 더 큰 재앙을 막아야할 것 같아서 말야.

나에게 주어진 초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아.

마니산에 갔던...

실업극복강화여행 by flyshoe
실업극복강화여행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당시 친구 두명이 비슷한 시기에 직장을 잃고 쉬고 있었다.
나는 늘 직장없이 근근히 먹고 살고 있지만 말이다.
직장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출근을 멈추면 그 무료함을 잘 견디기 어렵다.
몸도 그렇게 정해진 규칙에 맞춰지고 정돈되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이들과 마니산에 실업극복 등반...
농담으로 시작한 말이었는데...정말 마니산에 가서 소주 한모금 마시고 내려왔던 기억...

둘은 그 뒤로 취직하고 다시 조직(?)에서 일했지만
난 여전히 직장에서 이 눈치...저 눈치...보면서 먹고 사는 게 행복하지 못하기에...
돈 적게 벌고 가난하게 살기로 했다.

마니산 한번 더 가보고 싶다.

2011년 3월 18일 금요일

막말하는 원순씨

희망제작소에서 대량(!)인턴모집에서 무급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모집공고링크
그에 대해 원순닷컴 나부랭이 3류 블로깅 따위에서
"맞다. 비영리는 그런거다...외국도 그렇다...그러니 뭐라 말하지 마라. 나도 그렇게 일했다. 봉사하라. 돈주고 살 수 없고 흔한 경험이 아니다. 참여하라..."
뭐 원문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어조로 씨부렸다. * 원문링크
여태 '남들은, 또는 이 사회는 그렇게 살지만 우리는 그렇게 안 살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럼 외국의 다른 NPO들과 국내 잘나간다는 단체들의 인턴은 무급이어도 우린 다르다!
젊은이에게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것은 돈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므로 우린 돈없이 일하라는 다소 일방적인 제안 보다는...
충분하진 못하나 젊은 당신이 꼭 함께 하기 위한 최소비용을 제공하고 가치를 교환하자라고 손 내밀어주는 것이 현재 더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앞선다.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이미 뻔한 말이되어 버린... 12년간 친구는 친구 이전에 경쟁 상대로 학습되었다.
따라서 팀플이나 워크숍은 불합리한 경쟁을 만들어내더라.
나 하나 책임지기도 힘든 세상에 공동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학생들에게 억울함을 주겠는가 말이다.
친구라면 당연하게 여겨야 할 것이 12년의 학교교육에서 경쟁자로 보는 렌즈를 씌웠을 땐 이미 늦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협업과정에서 팀과 함께 얻게 되는 좌절과 성취의 경험은, 경쟁자들의 집단안에서 희석되어 이식하고 싶어도 이식되지 않는 잔소리 정도에 머문다.
한편으로 가엾기도, 한편으로 얄밉기도 한 학교의 풍경이다.
몇 학기를 마치면 이 학생들은 연수에 인턴십을 위해 휴학을 반복하고 좋은 경험을 찾아 나선다.
말이 좋아 좋은 경험이고 사실은 resume에 한줄 끼워넣어야 하는 필수요소여서 그렇다.
개나 소나 말이나...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묻는 통에 그 피곤을 덜기 위해서라도 몇 줄 채워넣어야 하니 미칠 노릇이란게 이런거다.

난 대학생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강단에서 만날 때는 일정한 거리감이 있지만 친구들과는 극사실주의(ㅋㅋ)에 입각한 치부를 드러내며 말할 때가 간혹 있다.
이런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최소한 학비를 부모님이 내 주실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는 학생들은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것 같아요. 하지만 당장 학비도 생활비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안할 경우 곤란을 겪는다면, 자원활동이 아니라 노동강도가 센 일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죠.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누군 근사한 사회참여 안하고 싶은가요...결국 NGO는 그런 형평성에 대해서는 선택지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거에요. 결국 경험도 편중되고 격차를 만든다는 거죠"

자원활동은 힘들지만 가치지향적인 사람들과 근사하게 일하고, 소중한 경험의 양을 확대하게 된다.
얼마나 멋들어진 일이고 부럽겠는가.
그건 부모의 원조(그나마 가장 부드러운 말이 원조다. 알고보면 형식이 다른 착취다)가 있을 때 가능한...그야말로 배부른 소리다.
이 원조가 없는 사람들은 어떨까.
아마도 젊고 건강한 인재는 스스로 독립할 시기를 결정하고 싶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역시 불평등한 구조에서 사회적 경험을 시작해야 한다.
하물며...2011년 현재 조선땅의 20-30대 중 독립적으로 자기 경제력을 갖는 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적 상황에선 그 무게는 더 엄청나게 다가올 터.
비영리단체는 "원래"그런거고, 그렇게서 얻는 것이 "값진"것이며,
이런 사회참여가 갖고 있는 "가치"로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할말인가. 막말인가.

원순닷컴의 그 글...읽다가 토할 뻔했다.


2011년 3월 7일 월요일

양말



어떻게 보면 쿨한거고...어떻게 보면 대충사는 것 같다.항상 양말은 한꺼번에 똑 같은걸 한 서른 켤레씩 구매했다. 그리고 동시에 신었다. 그러면 빨아 널어도 짝 맞추어 신을 필요도 없고 낡으면 낡은 순서대로 버릴 수 있다. 홀수가 남든 짝수가 남든 별 상관없다.
90년대말엔 생일 선물로 양말을 받았다. 3년에 한번씩 선물로 수거(!)했는데 그러면 한 3년은 신었다. 선물 받는데 정해주긴 좀 그렇고...친구들은 여러 종류의 양말을 선물했다. 하지만 워낙 버릇이 남아 있는지라...상표도, 모양도, 길이도, 색도 다른 양말들을 짝 맞춰 신거나 하진 않았다. 대충 비슷하게 신을 때는 많지만, 손에 잡히는 대로 신었다. 짝 안맞는 양말을 신고 다녀도...지금까지 내 입으로 말하기 전까지는 내가 어떤 양말을 신고 있는지 잘 몰랐다. 뭐 알았어도 그냥 실수겠거니 했을거다. 마지막으로 양말을 선물받은지 5년이 지나자 이제는 선물받은 양말이 작년 쯤 떨어졌다. 그래서 작년에 새로 샀다. 또 옛날 버릇대로 스물다섯켤레를 샀다. 마구 빨아 말려서 뭉쳐놓으면 된다. 정말 편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혼자 영화를 보러가면 사람들이 쳐다볼 것 같다고들 한다. 그런데 친구들과 영화보러 가서 혼자 영화보러 온 사람들을 쳐다 보는지 생각해 보자.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혼자 식당에서 밥먹는게 쑥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이유는 남들이 쳐다볼 것 같아서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손가락질 한 적이 있는가? 역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스스로 한심하게 여겨야 한다. (가끔 식당에서 1인분은 안됩니다...라는 말을 들을면 황당하긴 하지만)
수 차례의 심리학적 실험이 자기 태스크를 앞에 둔 사람들 사이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 내곤 한다. 영화보러 온 사람들은 영화보는 사람들에 관심이 없고, 밥먹는 사람들은 밥먹으러 온 사람들에 관심이 없다. 그것이 완전히 별종의 퍼포먼스여도 그렇다. 그리고 인식의 범위는 주위집중 밖에 있지 않다. 아래 동영상은 너무도 유명한 인식실험의 결과다.

"흰옷을 입은 팀은 몇 번의 패스를 할까요?"가 질문이다.
태스크가 생성된다. 그리고 그 태스크에 집중한다.

총 몇 회의 패스를 했을까를 보면서 그 사이에 객관적으로 존재했던 피사체는 인식하기 힘들다.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이는 것이다. 시각적 정보의 양적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실체를 말해야 한다. 기억은 뭐 다른가. 거의 비슷한 메카니즘이다. 그렇다면, 조금 헷갈리는 게 생긴다. 내가 양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양말 짝이 맞지 않게 신었다는 걸 알게 될테고 그것만 보인단 말인가?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려는 것 아니었는가? 맞다. 양말을 짝맞춰 신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짝 안맞는 양말만 보이게 된다는 말이다. 즉, 양말의 용도와 그 사람의 취향과는 완전히 무관하게 주관적 방식으로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따지고 보면 타인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자기 컴플렉스나 삐딱한 심성이 드러난것이다. 인정하기 싫더라도 말이다.

2011년 3월 3일 목요일

스모선수

스모선수 by flyshoe
스모선수 a photo by flyshoe on Flickr.
스모선수는 뚱뚱하고 미련해 보여.
덩치로 모래판에서 밀어내는 경기.
집중력과 순발력...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밀리지 않는 무게!
그런게 스모야.

똥꼬에 끼는 빤쓰만 아니라면 조금 더 글로벌한 대중성을 얻기도 했을테지.
매력은 경기전 세레모니인것 같아.
경건해 보이기도 하고...간혹 표정을 들여다 보면 장엄한 모래판을 숭배하는 것 같기도 해.

꽤 오래전 모습인 듯 한 저 그림 속의 스모선수는...
날렵한 몸을 가지고 있더라.

2011년 3월 2일 수요일

True grit

















마음에 드는 영화를 한 편 본다는 건 오랜만에 연락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이라는 나름의 철칙이 있는 한, 다운로드 해서 보거나 컴퓨터의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모니터로 감상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DVD를 구할 수 없거나, 파일을 강의자료로 활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왠만해서 어둠의 경로에 거리를 두려고도 노력한다.
지금까지 조얼코언과 이썬코언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이 없다. 거의 1년에 한편씩 영화를 만드는 멋진 제작자와 감독형제가 만든 이 영화는...왜 국내 제목이 더 브레이브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트루그릿이라는 말이 어색해서일까? 어감으로 직역하자면 배포...? 정도라 할 수 있겠으나 그게 어색하다면 차라리 트루그릿...이라고 표기해도 될 뻔했다. 크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진 못하는지라 어차피 코엔형제의 영화를 볼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흔히 말하는 웨스턴무비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이렇게 단정하고 솔직한 작법에 아마 깜짝 놀랄듯하다. 이런 식의 스토리는 중국의 무협영화와 닮기도 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힘을 키워 복수한다. 하지만 웨스턴무비에서는 특정한 영웅을 하나 등장시켜 약자의 시선에서 부각시키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그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 서부영화의 미덕(?)이라고나 할까.
바톤핑크,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시리어스맨...위대한 레보스키...뭐 만들 때마다 새삼 놀랍다. 특히 시리어스 맨에 특별히 열광했던지라...차기작이 매우 궁금하던차에 이 영화를 봤다. 지금까지의 작품들과 매우 다른 톤을 가지고 있었다. 찜찜함도 없고 아주 개운하다. 대체로 미스터리와 불길함 + 블랙유머가 코언영화의 특징같이 자리할만도 한데, 이 영화는 정통 웨스턴무비의 스토리와 작법에 충실하다. (어떤 의미에서 밋밋하다) 이 영화...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말이다. 상징들에 대한 이상한 해석 집어치우고 서부영화 한편 보는 거다.

오피셜 사이트 

2011년 2월 18일 금요일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예술캠프를 하나 기획했다. 
캠프에서 워크숍 한 파트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왠지 더 많은 아티스트에게 기회를 주는 기획자가 되고 싶었는지 캠프에서 강의를 맡진 않았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아이들이 비일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아이들이 좀 이상한 아티스트와 함께 놀수 있으면...
그러면 만족이다. 

없던 꿈과 희망이 2박3일간 생겨야 한다는 허망한 기대는 못된 어른들의 발상이다. 
이미 내재한 씨앗을 가진 아이들이기에 굳게 믿으면 된다. 
싹이 틀거라 믿으면 된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건, 건강함의 증거란 걸 받아들이면 아이들은 성장한다. 
줄세우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희망이 사라지는 경험을 우리는 이미 하지 않았으냔 말이다.

아이들을 믿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캠프에서 멋진 장면을 못만들까 두려워 꼭 짜여진 프레임안에 아이들을 가두면...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뻔한 감각적 환희를 "줄 수"는 있다. 
스스로 찾아낸 여유에서 오는 잔잔한 모듈레이션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일까. 
아티스트를 만나 교감하여 생긴 스파크가 아니라면 멋진 공연이 무슨 소용일까. 
감각이 주는 즐거움은 순간을 만족시킬 수 있겠으나, 문화적 경험은 평생을 살아갈 힘을 만든다. 
선택은 분명하다. 다만 실행할 용기가 없을 뿐이지. 

지구에 남기로 결정한 이상...
현재의 자기가 보이는 오늘을 기억해 주길.
이번 캠프에서 큰 행운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두팔로 꼭 안아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아이들을 만났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밤하늘의 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진심을 담아 말하고
아이들 작품에 감동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우주체험센터...스페이스 셔틀이 거대하게 놓여있고,
체험코스와 놀이공원같은 시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지만...
그 감각적 즐거움은 한 순간 사라지고...
아티스트와 이 공간에서 침 한 방울 뚝 떨어지는 걸 모를 정도로 달리던 기억은...
몸에 저장되어 기억으로 보존된다는 확신이 든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 어리석은 어른들의 질문에...셔틀과 로봇을 봤다고 대답하겠지만...
아이들이 진짜 본것은 말이지...
언젠가 씨앗안에 고스란히 자리하고는, 조건이 성립되는 어느 순간 툭 하고 터져 오를 것을 믿는다.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체했을 때...

민간요법이긴 하지만...
손 따서 나오는 검은 색 피를 볼 때...왠지 나도 시원해...
좀 신기하기도 하고...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to 서울비

tip. 앗...아래 섭사마에게 뭔가 설명해 주려했는데...
노가다로 찾았다고 하니...ㅋㅋㅋㅋ 약간 뒷북인 듯...하구만...
이거 미리 알려 줬어야 하는건데...흑.
사실 나는 페이스북 링크를 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임.
대부분은 수업때 쓰려고 모아두는 링크들이 많은 편.
그래서 링크검색이 꼭 필요한데...담벼락 검색까진 고민해 보지 않았음.
보니까 당신도 링크를 모아두어야 할 이유가 있는듯? 보였다는 거지.
나는 페이스북링크를 구독한다우.
feedly는 주로 보는 기능이고, 구글은 키워드검색으로 내 링크를 모아서 봄.
페이스북 자체에는 검색기능이 없어.
하지만...링크만 보는 기능이 있다는거고...피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거든.

뉴피드를 보는 상태에서 보면...뉴스피드 메시지등/그룹과 페이지/노트및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뉘거든. 
맨 밑에 보면...링크. 그리 들어가면 된다능.

그러면, 왼쪽에 보이듯...
마이링크와 프렌즈 링크를 구독하게 모아두었거든.
하지만,
페이스북 자체에서는 서칭이 안된단거.
왜 서칭을 넣지 않았는지는 잘 모름.
단...
rss쓰는 사람들은...
사실 링크 구독하는 게 그리 불편한 느낌은 아니긴 함.
암튼, 그러면...내 링크 들어가서...바로 구독 누르고...
피드 등록하면 된다능. 

참, 위에 보다시피...남들은 못보고...나만 보는 것도 동시에 구독할 수 있음.
가끔 굳이 남들이 볼 이유는 없을 때 only me로 자물쇠 걸어서 링크 걸어놓는 경우가 있음.
지금 맨위에 보이는 맥쓰사의 링크는...
내가 필요해서 잠그고 혼자 보는 링크임.

그럼 쫑.
그리고 나는 참고로 친구들 피드도 구독하는데...
서울비꺼 못찾은 이유는...그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
그리고 요 며칠 마지막 보고서 작업하느라고 정신이 좀 없었다능...ㅋㅋㅋㅋ
이거 말해줘야지...하면서 까먹고 있었음.
아래는 나의 구글리더에서 보이는 구독리스트인데...김탕의 페이스북링크/이노상의 친구링크가 보일거야.
그 안에 들어가서 검색하면...바로 검색된다능...

















서울비라면 아주 간단...편리하게 잘 쓸 것 같음...
ㅎㅎ

2011년 1월 2일 일요일

네바다 51

네바다 51의 음악은 사실 잘 모른다.
하드락을 베이스로 섹시한 사운드를 구사하더라.
이 팀에서 드러머가 가장 멋졌다.
메탈리카의 울리히의 광팬인 내가...
그 완벽한 연주만큼 그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를 좋아하지 않던가.
이 팀의 드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쉼없이 연주를 즐기는 모습...
와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