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람이 광명을 기록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진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하나 하나의 테이크가 물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사실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이유는 광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에 담긴 서사야 독자의 시선에서 읽히겠지요. 그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어도 굳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흩어져 버릴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철산동의 골목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철산동은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공동체라 말하는 마을들은, 재개발의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플랜카드와 피켓속에 묻혀버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얼마전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2012년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바꾸고 싶은 것 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구불거리는 골목 안쪽의 작은 대문앞에 의자를 놓고 하루를 관조하는 할머님의 여유로움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할인카드를 제공해 주며 소비를 재촉하는 마트에 밀려 사라지는 옆집 구멍가게나 작은 시장의 풋풋함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가져다 주는 평화와 안정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명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적 발상을 강조하는 산업논리와 대다수의 시민과 무관한 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또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뻐기고 웃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광명의 사람들과 골목골목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마음을 만나면서 있는 그대로 느낀 기록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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