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3일 화요일

나도 그래

어려서 부터 그랬다. 고민이 있으면 나에게 오는 사람이 많았다. 해답보다는 나의 시니컬하고 냉정한 반응 + 몇 마디 던지지 않아도 공감하는(척하는) 능력 때문 같다. 단지 화술인가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으나 그건 아닌 듯 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기 시작하자 나는 상담실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 진로는 그렇게 결정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피곤한 직업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맥락없이 인생의 사건과 사고를 털어놓기 시작하는건 기분 좋은 턱이 있는가. 직업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던 이유다. 상담실에서 나의 모습은 행복한 기운 보다는 다른 사람의 비밀을 많이 알게 된다는 이유로 인간은 뻔하게 산다는 걸 알게 되어 더욱 냉랭한 기운을 뿜었다. 언젠가 가까운 사람이 말했다. 탕 같은 친구가 있다는 건 다행이다. 헐. 무슨 소리냐. 나도 "탕"이 필요하단 말이다.

댓글 2개:

  1. 답글
    1. 난 요새 더욱 더욱 탕이 필요하다...
      아무도 모르는 듯.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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