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딸기 생크림 케이크


베이킹은 사실 크게 어렵진 않은데 번거롭다.
하지만 설탕 거의 안넣고 직접 만들어 먹으면 왠지 안전하고 기분이 좋다.

1.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다. 세개면 작은 사이즈의 케이크가 된다.
2. 박력분은 두세번 체에 내린다. 내리고 안내리는 것의 차이는 엄청크다. 밀가루가 뭉치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하기 위함이고, 케이크의 빵이 쫄깃(?)해 지지 않으려면 체에 내려야 한다.
3. 노른자에 설탕 약간 넣고 휘휘 젓는다. 거품을 낼 필요는 없다.
4. 흰자는 같은 방향으로 계속 돌려 머랭을 만든다. 이 과정이 좀 힘들긴 하다. 손에 쥐는 그라인더에 거품기 달려 있으면 그거 쓰면 된다.

5. 노른자에 우유를 약간 넣고 흰자 머랭을 천천히 부어가며 살살 섞는다. 그리고 밀가루를 살살 넣는다. 녹인 버터를 첨가하고 바닐라(옵션임)향을 넣는다.
반죽의 농도는 흔히 먹는 부침개 반죽보다 조금 더 되다고 생각하면 된다.
* 살살이라고 자꾸 하는 이유는 머랭의 거품이 꺼지지 않게 하는 것. 흰자의 머랭이 가라앉으면 빵이 뻣뻣해 진다.

6. 밥솥에 버터를 바른다. 이건 나중에 잘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7. 압력밥솥에 찜기능이 있으면 하면 된다. 만약 찜이 없다면 취사로 조금 모자란다. 두번 해야 한다.
8. 다 익으면 그대로 접시에 옮기고 식힌다.
9. 생크림을 흰자 머랭을 만들듯이 휘핑한다.
이때 생크림 밀도는 개인취향에 따라 다르다. 오래 휘핑하면 버터처럼 되니 상태를 보면서 해야 한다. 설탕은 넣어가면서 맛을 조절한다.
10. 딸기를 잘라 위에 얹은 후 냉장보관하고 충분히 식혀두었다가 먹는다.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연어 스테이크


연어는 요리하기 쉽고 맛도 좋은데 한국에선 그리 대중적이진 않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기름져서 그런 것 같다. 맵고 짠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연어는 밍밍하다고 해야할까?

1. 연어는 스테이크용으로 사야 먹을 때 기분이 좋다. 하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고급레스토랑에서도 두툼한 연어살을 얹어서 굽는거 많이 봤다. 즉, 스테이크용! 이라는 건 사실 그냥 편의상 하는 말이다.

2. 소금으로 밑간을 하고, 올리브유를 바른다. 올리브유를 바르는 이유는 구울때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막상 해보니 미리 발라둔것과 차이가 났다. 더구나 오븐에서 굽는것이라면 올리브유는 필수다.

3. 로즈마리는 향을 내기 위해서 두 세번 힘껏 비벼준 다음 잎을 따서 얹는다. 허브는 익힌 후 향긋함을 위한 것이니 거북한 사람은 처음부터 얹지 않으면 된다. 타임도 잘어울린다. 그리고 레몬즙을 살짝 뿌려서 비린내를 예방(?)한다. 레몬이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4. 중간불로 팬에서 굽는다. 아니면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5분간 굽는다.

5. 굽는동안 야채를 썰어 올리브유에 볶는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브로콜리가 진한 녹색이 되면 우유나 생크림을 붓는다. 자작하게 부었다가 끓기 시작할 때 바로 불을 끈다.

6. 야채를 베이스로 연어를 얹는다.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하니 오렌지 티



오렌지티는 오렌지를 잘 씻기만 하면 된다.
잔류농약을 없애기 위해서는 조금 귀찮은 공정과정(!)이 필요하다.

1. 물에 씻은 오렌지를 굵은 소금을 손에 쥐고 박박 닦는다.

2. 소주로 닦고, 녹차우린 물에 담그고, 식도나 가성소다로 닦는것도 좋다.

3. 슬라이스 하고 꿀에 10시간 이상 재워둔다.

4. 홍차를 4분간 우려낸 후 오렌지와 꿀을 넣고 따뜻하게 마신다.

버섯 샌드위치



버섯샌드위치는 조금 큰 모자를 쓴 버섯이 좋다. 표고버섯을 사면 좀 큰 녀석을 쓰면 된다.

1. 표고버섯은 꼭지(밑둥)를 따서 물에 살짝 씻어둔다.

2. 버터와 파슬리를 휘핑해서 버섯에 소복하게 채운다.

3. 오븐은 예열한 후 180도에서 10분간 버섯을 굽는다.

4. 호밀빵 아니면 식빵에 머스타드나 딸기쨈 등을 바르고 각종 잎채소를 채워 넣은 후 버섯을 끼워 먹는다.

드립커피



커피는 워낙 기호에 따라 다르므로 각자의 방식으로 마시는 것이 최고다.
인스턴트 커피를 무시할 수 없고, 커피크림과 설탕등 감미가 되었다고 나쁜 커피라고 말하긴 힘들다.

1. 생두를 고르는 방법을 배우기는 했으나, 정말 고된 노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에서 로스팅을 해봤는데 냄새도 그렇고 커피껍찔이 탄 재가 날아다닌다거나 하는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로스팅을 해도 전문가의 로스팅을 따라가긴 쉽지 않다.
그래서 난 좋은 원두를 사먹는다.
추천 : 허형만의 압구정커피, 국세청사거리 제일은행 뒷골목에 있는 커피친구, 홍대의 칼디.
이 세 군데는 최고의 로스팅이라고 생각한다.

2. 드립을 할 때는 물의 온도가 90도정도. 팔팔 끓인 후 주전자에서 한 김 빠졌다 싶으면 된다.
그립은 가운데부터 돌리면서 하고 천천히 하라고들 하는데...그건 커피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신선한 원두는 드리퍼 가까이 놓고 조심스럽게 해야 맛있는 반면, 시간이 좀 지난 커피는 주전자를 높이 들어 물이 내려가는 압력을 더 주는 것이 향이 더 살더라.
원리는...잘 모르겠는데 경험상 그렇다.
그날 날씨가 습하면 커피도 물 흡수가 적어진다. 즉, 뽀송한 상태가 아니란 말인데 그때는 드립을 조심스럽게 하면 더 맛없다. 과감하게 콸콸붓는다.

3. 드립커피를 위한 로스팅 정도는 라이트나 미디엄라이트를 볶은 콩이 좋다. 에스프레소는 다크한 것이 맛있다. 굳이 에스프레소를 마실게 아니라면, 혹은 라떼를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면 미디엄라이트 권장.

4. 신선한 원두는 머핀처럼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커피가 물을 먹어 부푸는 동안은 잠깐 유지시켜 고르게 추출될 수 있도록 기다린다. 그 후에 드립한다.

마늘 파스타



파스타는 참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뭔가 거창한 요리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해 보면 참 간편하다.

1. 가장 쉬운 스파게티는 8분간 면을 삶고 건져내서 소금으로 간하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으면 된다.  가장 담백한 스파게티다. 신선한 야채를 손으로 찢어 올리브오일과 발사믹비네가(와인식초, 없으면 보통 먹는 식초도 매우 훌륭)를 드레싱하여 먹는다.

2. 알리오 올리오
이게 이름인건 잘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 식당에서도 이렇게 써 있더라.
마늘로 향을 낸 깔끔한 스파게티다.
마늘을 까서 썰고 올리브오일에 노릇하게 익힌다. 마늘향이 오일에 배면서 고소한 향이 난다.
물론 그 전에 스파게티는 8분간 삶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늘과 함께 소금을 넣고 살짝 볶는다.
마지막에 오일을 뿌려 윤기가 자르르 나게 한다.
입맛에 따라 바질, 파슬리, 홍고추, 토마토, 블랙올리브등을 넣고 함께 조리해도 좋다.

3. 모시조개로 맛을 내는 봉골레
모시조개를 해감하며 스파게티를 8분간 삶는다.
위의 레시피대로 마늘에서 오일향이 나게 한 다음 월계수, 바질, 파슬리등을 넣고 조개를 팬에 올린다. 물에서 건진 조개에 물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기름의 열로 치~~~~익 하는 소리를 낸다.
잠깐 그대로 두었다가 조개의 입이 벌어지면 화이트와인을 붓고 팬의 뚜껑(없으면 큰 접시로 엎어둔다)을 덮는다. 끓는 소리와 함께 잠시 후면 조개가 입을 활짝 벌린다.
와인의 알콜성분이 날아가고 신 냄새가 조개향과 함께 나면 스파게티면을 넣고 함께 잠깐 볶는다. 물기가 없으면 매력이 덜하므로 물의 양 조절이 중요하다.
불을 끄고 좋아하는 허브와 후추를 넣으면 끝.

부추잡채



이 레시피에 피망을 더 많이 넣으면 고추잡채가 된다.

1. 호부추(중국부추로 한국부추보다 좀더 억세다. 향은 한국부추가 좋은데 식감은 중국부추가 훨씬 좋다)와 양파, 피망, 버섯을 4-5cm의 일정한 크기로 썬다.

2. 돼지고기(정육점에서 살때 잡채용으로 달라고 하면 된다)는 굴소스와 참기름(없어도 된다)으로 재워둔다.

3. 팬이 달궈지면 식용유를 두르고, 재워둔 돼지고기에 감자전분을 묻혀서 우선 볶는다.

4. 팬의 가장자리에 돼지고기를 몰아두고 식용유를 조금 더 넣고 야채를 볶는다. 양파와 피망을 먼저 볶고 버섯은 나중에 볶는다.

5. 야채에서 물이 나와서 팬에 물기가 돌게 되는데 바로 그때 굴소스를 넣고 모든 재료를 빨리 빨리 볶는다.

6. 모든 재료가 익었을 때 부추를 넣는다.

7. 마지막으로 쯔유로 간을 하고, 후추나 깨를 뿌린다.

8. 꽃빵을 쪄서 함께 먹는다. 꽃빵이 없으면 조금 질긴 빵이나 떡을 함께 싸서 먹어도 좋다.

2012년 10월 2일 화요일

시다의 꿈을 다시 찾아 듣다가


집에 오는 길에 간판에 시다를 구한다는 안내가 써 있었다. 같이 걷던 사람이 물었다.
"저기 써 있는 시다가 그 시다인가요?"
시다가 그 시다냐고 묻는 말이 어딘가 어색했지만 지금 쉬이 읽히는 단어가 아님은 분명했고,
영화 친구에서 "내가 니 시다발이가?"라는 대사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난 맞다고 대답했다.
갑자기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 떠올랐다.  
노동의 새벽은 나의 20대 사회적 분노가 극에 달해있을 때 읽었던 시집이다.
분노는 충동적으로 일으키는 화냄과 달랐기 때문에 감성적일 여유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거기에 휘발유를 부었던 것이 감성코드였고 그 대표적인 매체는 시 였더라.
학생운동, 민중운동, 노동운동...또는 혁명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중과 만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문화운동만큼 맨 앞에 나서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딱 잘라내서 구분할 수는 당연히 없을테지만 말이다.
한 동안 내 의지와 무관하게 노래패를 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이라면 발끈했을 테지만 당시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해야 하는 일들이 쌓여있었더 때라 어쩔 수 없었다.

난 이 노랠 우연히 집회현장에서 듣고 좋아했었는데 대부분 노래패에서 대중적으로 불리는 곡은 아니었다. 아련한 기억속에는 공연을 위한 선곡에서 최종적으로는 꼭 빠졌다. 지금 다시 들으니 시도 멜로디도 생경하다.
20년이 훨씬 넘어서는 이 시의 주인에 대한 환상도 사라졌고, 작곡한 사람에 대한 알 수 없는 기대감도 깨졌다.
그냥 그건 내가 만든 환타지였다.
당시 20대 젊은이의 분노에 공감했을 순 있겠지만 다시 들어보니 시어는 진부하고 멜로디는 시다의 슬픔을 명령하는 것 같다. 어느 한 시대를 노래했으니 그렇겠지...라고 생각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선동을 위한 자극이 패턴으로 읽혀지자 불편했다. 그 이유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전함 포템킨은 철저한 선동의 도구였음을 알 수 있지만 여전히 지금의 영화에 영향을 주며 언어가 되었다. 아래 링크는 새로 발매하는 DVD이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트레일러 같은데, 세련된 컷 편집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첫번째 트레일러를 보면 딱 적합한 예라고 까지 말할 순 없지만, 광고나 영화예고편의 대부분은 포템킨의 자매영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 같다.

노예생활의 고단함은 백인들의 예배당에서 시작해 소울과 리듬앤 블루스가 되었다.
Super star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을 담아 부르는 곡이다.
그런데 정작 Luther Ronzoni Vandross라는 이름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슈퍼스타케이 따위의 가수 오디션같은 데도 참 자주 등장하는 곡.

킹스턴타운에서 시작한 레게는 자메이카 민중의 가난과 사회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실어나르며 대중음악의 중요한 메시지다.

mm.....

80년대 집회현장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을 때다.
택시노조 집회현장을 촬영하러 갔을 때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한 곡 하자는 진행자의 말이 있었다.
대부분 알고 있는 노래가 멜랑꼴리한 노래라서 부르기 민망하자 사람들이 선택한 노래는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즉, "새마을 노래"였다.
참 재밌게도 집회현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도 그렇고 참 잘 어울렸다.
독재자의 계몽을 담은 캠페인송이나 군가는 민중가요와 거의 흡사했었다.
촬영후 편집실에서 다들 낄낄대며 웃었다. 허나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인지 그 편집실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2년 뒤에 만났을 때 세상을 보는 관점이 많이 변해있었다.

민중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 노래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목표였을테고,
민중의 아픔과 대안적 삶을 텍스트로 묘사하고 기록하는 것이 노동문학 작가라 칭하던 시인과 소설가들의 태도였을것 같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삶에 영향이 미미하다.
예술로써의 영감을 남긴것도 없다.
최소한 그 문화적 형식은 남아 있을 법도 한데 싶지만 찾아보기도 힘들다.
아마 그 진짜 이유는 민중의 정서도 아픔도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