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국어시간이었다. 누구의 시였는지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읊었다. 교과서를 들고 천천히 읽었다. 그 풍경을 잊을 순 없을것 같다. 아주 천천히 읽었다. 교실엔 아이들이 70여명이 앉아 있었고, 당시만해도 수업시간에 딴짓하는건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사의 낭송을 듣기만 하고 있었다. 시를 다 읊고나서 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설명하다 그래서 이게 수미쌍관법이란거야...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받아적기 시작했다. 맨 앞줄의 아이가 받아적는 모습을 잠깐 지켜보더니 깊에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건 수미쌍관이 아니야. 그런데 너희들은 그것만 관심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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