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사람을 좋아한다. 이 유쾌함의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유쾌함은 실없는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큰 소리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가벼운것은 유쾌함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뿜는 즐거운 기운은 절대 가볍지 않다. 무엇을 해도 무겁지만 몸으로 받아들일 때는 깃털처럼 무게가 나가지 않는 법이다. 간혹 가까운 사람들 중에 이런 유쾌한 사람이 있으면 나는 쉽게 좋아해 버린다. 아주 일방적인 방법이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므로 그 애정이 식을 때 까지의 시간에 친분이 쌓이지 않으면 관계가 끝난다. 간혹 이런 것이 연애사건으로 번져지길 바라지만...현실에서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눈이 확실히 높고 취향이 분명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2011년 8월 25일 목요일
2011년 8월 19일 금요일
포크다발
플라스틱 포크를 가방에 하나정도 넣어가지고 다녔다. 손을 쓰기 불편한 사람들이 식당에 같이 갔을 때 포크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생각보다 포크없습니다...라는 대답을 자주 듣는다. 식당의 식단이 어른용일 땐 사실 더 그렇다. 그래서 포크를 모아두고는 가방에 넣고 다니다 두번정도 요긴하게 쓴 경험이 있다. 오래 가방안에서 돌아다니다 비닐이 벗겨지면 바꿔 넣곤 했다. 그래서 하나 둘 씩 모았더니...너무 많아졌다. 좀 버려야겠다.
장애인에게 편한건 우리에게도 편하다. 그건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식 음식문화에서 젓가락을 써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포크는 좀 예외가 되는 것 같다.
여덟살의 거울
1.
거울앞에 앉으면 각자가 거울속의 자기 모습을 보는 방법이 다르겠지. 비쳐진 자기 모습은 분명 반전된 영상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기를 가장 익숙하게 보고 인식하는 건 거울의 모습이기에 정작 타인의 시각정보와 정확히 반대로 보면서 산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서 거울을 들여다 보게되지만, 실제 다른 사람은 자기가 본 것의 반전된 모습으로 보게 된다는 말이다. 그건 마치 스스로 자기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말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어떤 순간에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내 삶의 한 단면과 닮았다.
2.
대림동에 이사온 것이 여덟해째다. 최소한 한국의 정서에서 남자가 멋스럽게 꾸미거나 획기적으로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다양한 편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머리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난 여덟해째 같은 미용실에서 같은 머리스타일을 유지했다. 실제 내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스타일이 아닐텐데, 내가 뭔가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헛된 믿음에서 택한 모양이다. 그저 그게 내 모습이란걸 여덟번째 해에 알게 되었다. 내 사진속의 꼬마는 미용사의 둘째 딸이고, 올해로 딱 여덟살이다.
거울앞에 앉으면 각자가 거울속의 자기 모습을 보는 방법이 다르겠지. 비쳐진 자기 모습은 분명 반전된 영상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기를 가장 익숙하게 보고 인식하는 건 거울의 모습이기에 정작 타인의 시각정보와 정확히 반대로 보면서 산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서 거울을 들여다 보게되지만, 실제 다른 사람은 자기가 본 것의 반전된 모습으로 보게 된다는 말이다. 그건 마치 스스로 자기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말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어떤 순간에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내 삶의 한 단면과 닮았다.
2.
대림동에 이사온 것이 여덟해째다. 최소한 한국의 정서에서 남자가 멋스럽게 꾸미거나 획기적으로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다양한 편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머리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난 여덟해째 같은 미용실에서 같은 머리스타일을 유지했다. 실제 내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스타일이 아닐텐데, 내가 뭔가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헛된 믿음에서 택한 모양이다. 그저 그게 내 모습이란걸 여덟번째 해에 알게 되었다. 내 사진속의 꼬마는 미용사의 둘째 딸이고, 올해로 딱 여덟살이다.
2011년 8월 18일 목요일
바꾸지 말아야 할 무엇인가를 찾는 작업
광명사람이 광명을 기록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진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하나 하나의 테이크가 물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사실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이유는 광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에 담긴 서사야 독자의 시선에서 읽히겠지요. 그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어도 굳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흩어져 버릴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철산동의 골목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철산동은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공동체라 말하는 마을들은, 재개발의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플랜카드와 피켓속에 묻혀버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얼마전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2012년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바꾸고 싶은 것 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구불거리는 골목 안쪽의 작은 대문앞에 의자를 놓고 하루를 관조하는 할머님의 여유로움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할인카드를 제공해 주며 소비를 재촉하는 마트에 밀려 사라지는 옆집 구멍가게나 작은 시장의 풋풋함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가져다 주는 평화와 안정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명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적 발상을 강조하는 산업논리와 대다수의 시민과 무관한 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또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뻐기고 웃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광명의 사람들과 골목골목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마음을 만나면서 있는 그대로 느낀 기록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하나 하나의 테이크가 물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사실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이유는 광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에 담긴 서사야 독자의 시선에서 읽히겠지요. 그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어도 굳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흩어져 버릴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철산동의 골목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철산동은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공동체라 말하는 마을들은, 재개발의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플랜카드와 피켓속에 묻혀버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얼마전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2012년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바꾸고 싶은 것 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구불거리는 골목 안쪽의 작은 대문앞에 의자를 놓고 하루를 관조하는 할머님의 여유로움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할인카드를 제공해 주며 소비를 재촉하는 마트에 밀려 사라지는 옆집 구멍가게나 작은 시장의 풋풋함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가져다 주는 평화와 안정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명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적 발상을 강조하는 산업논리와 대다수의 시민과 무관한 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또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뻐기고 웃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광명의 사람들과 골목골목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마음을 만나면서 있는 그대로 느낀 기록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2011년 8월 6일 토요일
2011년 미디어컨퍼런스
2011년 유스보이스 미디어컨퍼런스가 끝났다.
다음세대재단의 유스보이스는 올해로 10년째다. 그중 컨퍼런스는 5년째를 맞는다.
매년 [관찰_바라보기]를 주제로 클래스를 운영했다. 여전히 우리 클래스에 모인 녀석들은 훌륭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관찰이라는 클래스를 선택했을 때 이미 한 번 걸러진다고 생각한다. 사실 바라보기가 더 적합한 표현이지만, 통용되는 단어를 선택하려니 관찰이 되었다. 실제로는 "바라봄"이란 클래스 명이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5년전 관찰클래스에 왔던 범준이는 군인이 되었고, 얼마전 상병이 되었단다...중학생이던 참가자들은 대학생이 되었고, 대학생이던 녀석들은 졸업하고 한 참 일자리에 대한 고민들이다.
관찰클래스의 5년이다. 흡...찡하다.
컨퍼런스는...미디어작업을 하면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 컨퍼런스의 핵심을 관통하는 건, 미디어로 표현하기 바로 직전까지 화자-speaker-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드로잉을 하면서 가장 가까이서 본 것에 대한 기억은 무엇인가?
-표현의 도구를 적합하게 선택하기 위한 재료의 이해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진을 찍기 전에 무엇을 보고 있는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누굴 만나서 대화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아직 유효한 이유를 이야기하는 장이 필요하다. 좋은 카메라와 음질좋은 보이스레코더가 반드시 좋은 메시지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것이 화자의 태도다. 의사소통에서 화자의 태도만 강조하는 것은 물론 옳지 않다. 청자 중심적으로 말하는 화자가 있다 하더라도, 청자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의사소통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말잘하는 사람들이 창궐하는 가운데 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귀해졌다. 오히려 말잘하는 사람보다는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말만 잘하는 건...몇 가지 기술을 요구한다.
미디어교육이 어느순간 말만 잘하는 것 처럼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 또는 기법으로 통용되는 것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우리가 미디어컨퍼런스를 기획했던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 카메라를 가르쳐 주기 전에 무엇을 보는지 생각하고 보러가는 행동을 하고, 피사체와 교감하는 가운데 스스로 자기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5년간 함께한 동료(?)들을 생각하면 가끔 가슴이 뛰거나 울컥하곤 하는데...세상엔 감사할 일이 널렸다. 죽을 때 까지 다 표현하지 못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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