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 밝히면서 더듬 더듬 손님에 대해 말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떤 손님은 창녀인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고 했다. 대체로 한번의 섹스상대로 대하는 다수의 손님 들 중에는 온화하고 젠틀한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 간혹 진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단골이 되어서는 사랑을 고백한단다. 하지만 얼마 안가서 시들해 지곤 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오랜 시간동안 그녀의 곁을 맴돌았단다. 어느날 꽃다발을 안고 찾아왔는데 예약된 손님이 밀려서 복도에서 그가 기다렸다고. 섹스소리를 들으면서 기다리고 있을 그 사람을 생각하니 미안함이 밀려왔다고 했다. 한시간 넘게 서서 기다리던 남자가 들어왔는데 꽃다발을 주며 청혼을 했단다.
당시 난 그럴 순 있겠다 싶었지만, 그 남자가 좀 이상한 사람이려니 하고 넘어갔다. 최근들어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남자가 많은 부분 이해가 된다. 성매매여성이 아니더라도 돈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정을 파는 사람이 한 두명이겠는가. 지불과 피지불의 관계속에서 마음을 파는 것 보다야 몸이 훨씬 더 솔직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