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6일 월요일

나는 무엇을 팔고 살아왔는가.

만났을 때 늘 엉뚱하다고 생각하던 대안학교 교사가 한명 있다.
이 짧은 소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학교밖청소년의 이야기를 판다.
그들의 고통, 그들의 어려움을 그럴듯한 글로 꾸며 공익재단이나 정부, 후원자의 재정지원을 받는다.
10여년간 이 일을 하고나니 짧지않은 시간동안 학교바깥의 청년, 청소년을 만나왔다는 사실만이 나의 유일한 자산으로 남았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파는 것만이 내가 먹고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
세월이 더 지나면 그들의 대변자를 자처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팔게 되겠지. 돈을 받기 위해서, 사회적 인정을 받기위해서 그들이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큰소리로 외치겠지.
부끄럽고 미안해도 어쩔 수가 없겠지.


나는 무엇을 팔아먹고 있는가...
뭔가 갑자기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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