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0일 금요일

청년창업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는 청년들의 창업을 보면
착한(?)일이나 공익을 우선하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우리사회에 도움되는...
인권과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그런 제안들이 넘쳐난다.

난 그런거 말고...
나한테 엄청 필요한 것이거나, 엄청 재밌는게 끌려...
창업은 그렇게 소비자의 필요를 유도하거나 만들어가야 하는 듯.

사회가 못되먹었는데 착한일을 찾으니 안어울리는 듯.
청년이 착한일 하는 걸 막자는게 아니라니까.
그들의 세계가 그리 도덕적이지 않은데 왜들 이러냐구.

2015년 3월 17일 화요일

10년 후 라는 말

아주 가까운 미래를 이야기 할 때 10년 후...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이건 10대에는 어림없는 말이다. 살아온 세월에 비례하여 너무 먼 미래니까.
친구와 이야기 하다보면 지금 말하긴 좀 어려울 것 같고,
10년 후가 되면 말해보고 싶은 주제들이 있다.
대충 10년 정도 묵히고 나면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이 있지 않은가.
그땐 그랬어...라고 약간 서로 비웃으면서 하는 말들이 재밌기도 하다.
그런데 그 전제는 항상 10년 후에도 좋은 관계일 때 가능하다.
인간관계는 각종 이해관계와 얽혀 있기 마련인지라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본다.
10년 후에 나눠야지...라고 묻어 두었던 주제를 정작 10년 후에 얘기하는 친구는 많지 않다.

2015년 3월 16일 월요일

나는 무엇을 팔고 살아왔는가.

만났을 때 늘 엉뚱하다고 생각하던 대안학교 교사가 한명 있다.
이 짧은 소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학교밖청소년의 이야기를 판다.
그들의 고통, 그들의 어려움을 그럴듯한 글로 꾸며 공익재단이나 정부, 후원자의 재정지원을 받는다.
10여년간 이 일을 하고나니 짧지않은 시간동안 학교바깥의 청년, 청소년을 만나왔다는 사실만이 나의 유일한 자산으로 남았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파는 것만이 내가 먹고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
세월이 더 지나면 그들의 대변자를 자처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팔게 되겠지. 돈을 받기 위해서, 사회적 인정을 받기위해서 그들이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큰소리로 외치겠지.
부끄럽고 미안해도 어쩔 수가 없겠지.


나는 무엇을 팔아먹고 있는가...
뭔가 갑자기 부끄럽다.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향기

친구의 아기를 품에 안았을 때 내 얼굴에 작은 이마를 댔다.
기분이 진짜 좋았는데 그때 '아기 냄새 진짜 좋다'고 생각했다.
친구가 아기와 떠나고 났는데 아기에게 발라주었던 로션을 두고 갔다.
손에 짜서 발랐다.
냄새를 맡았는데 아기냄새가 났다.
그냥 로션의 향일텐데 아침에 안고 있었던 아기의 이마에서 나던 향기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