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우락부락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우락부락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우락부락 캠프

아트캠프 우락부락. 

시즌1. 상상마을 창작놀이터
시즌2.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시즌3. 열두개의 아틀리에
시즌4. 비밀의 방
시즌5. 숲풍
시즌 6. 우리 옆집엔 공작새가 살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오랜만에 어린이캠프를 기획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반이고, 새로운 경험이 또 한 켜 쌓이겠다는 생각에 즐거움이 반이었다. 
시즌6까지 마치고 나니 부족하고 모자랐던 기억은 사라지고 즐겁고 벅찬 기억만 남았다. 
그냥 잊고 싶었을게다.

픽사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우락부락과 오버랩 된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은 아티스트우선이다.
최종적인 내용을 생산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것.
캠프는 그랬다. 그래서 간혹 과분하여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아티스트도 있었다.

기획과정에서 예술/어린이가 키워드였지만 그 매개가 되는 아티스트를 찾아내면서, 결과적으로는 내가 가장 많은 학습과 실험의 기회가 되었다는 건 참 재밌는 일이다. 교육과정에서 피교육자보다 교육자가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지만 말이다.

괜히 수상소감인양...
사람들 이름을 생각해 봤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밤늦게 찾아와 다음달에 캠프해야 한다며 졸라대던 김태연.
팀워크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 김자현.
담당자라며 쑥스럽게 인사하던 이정훈.
전 시즌 모든 기획에서 가장 깊은 영감을 준 나의 아이돌 박찬응.
무리한 부탁에도 선뜻 오케이해준 고무신.
한국에 돌아왔다며 우락부락 생각이 났다고 연락해준 양민호.
실제 대부분의 일을 군말없이 떠맡아준 친구 한바다.
애매할 때 가장 많이 도움을 준 씰팬.
가장 섭외하기 어려운 친구 공.
내가 말좀 붙여보려고 캠프에 와달라고 졸랐던 강군.
최근 가장 힘이 되는 친구 피터.
대림동으로 이사올 친구 술래.
어느날 불쑥 성장한 표.
가장 순수한 어린이여서 초대한 노마.
뭘 해도 믿음이 가는 이혜린.
우락부락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응원해준 염짱.
가깝지도 멀지도 않아서 부담없는 김결.
가장 우락부락에 어울리는 아티스트 홍학순.
우락부락의 대표적인 예가 된 김범기.
영상보다 캠프를 재미있어하던 고투.
캠프 뒷골목 담배친구 짱가.
생각보다 교육자 자질이 넘치던 TKO.
제가 할게요...라고 말해주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일우.
제일 잘할거면서 가장 자신없어하던 세히.
새로 바톤을 이어가는 제리와 지인.
은근 힘을 실어주는 토시루.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친구 걍산.
우락부락이 가장 우락부락 답게 해준 찐빵.

갑자기 떠오른 이름들이다.

시즌6 -우리 옆집엔 공작새가 살아-는 아티스트의 삶을 공작새에 비유하고 옆집은 커뮤니티 아트의 시뮬레이션이었다. 
어느날 보니 옆집만이 아니라 우리집에 살고 있는 공작새를 발견하게 될 기쁨이 있기를...




2011년 2월 18일 금요일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예술캠프를 하나 기획했다. 
캠프에서 워크숍 한 파트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왠지 더 많은 아티스트에게 기회를 주는 기획자가 되고 싶었는지 캠프에서 강의를 맡진 않았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아이들이 비일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아이들이 좀 이상한 아티스트와 함께 놀수 있으면...
그러면 만족이다. 

없던 꿈과 희망이 2박3일간 생겨야 한다는 허망한 기대는 못된 어른들의 발상이다. 
이미 내재한 씨앗을 가진 아이들이기에 굳게 믿으면 된다. 
싹이 틀거라 믿으면 된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건, 건강함의 증거란 걸 받아들이면 아이들은 성장한다. 
줄세우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희망이 사라지는 경험을 우리는 이미 하지 않았으냔 말이다.

아이들을 믿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캠프에서 멋진 장면을 못만들까 두려워 꼭 짜여진 프레임안에 아이들을 가두면...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뻔한 감각적 환희를 "줄 수"는 있다. 
스스로 찾아낸 여유에서 오는 잔잔한 모듈레이션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일까. 
아티스트를 만나 교감하여 생긴 스파크가 아니라면 멋진 공연이 무슨 소용일까. 
감각이 주는 즐거움은 순간을 만족시킬 수 있겠으나, 문화적 경험은 평생을 살아갈 힘을 만든다. 
선택은 분명하다. 다만 실행할 용기가 없을 뿐이지. 

지구에 남기로 결정한 이상...
현재의 자기가 보이는 오늘을 기억해 주길.
이번 캠프에서 큰 행운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두팔로 꼭 안아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아이들을 만났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밤하늘의 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진심을 담아 말하고
아이들 작품에 감동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우주체험센터...스페이스 셔틀이 거대하게 놓여있고,
체험코스와 놀이공원같은 시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지만...
그 감각적 즐거움은 한 순간 사라지고...
아티스트와 이 공간에서 침 한 방울 뚝 떨어지는 걸 모를 정도로 달리던 기억은...
몸에 저장되어 기억으로 보존된다는 확신이 든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 어리석은 어른들의 질문에...셔틀과 로봇을 봤다고 대답하겠지만...
아이들이 진짜 본것은 말이지...
언젠가 씨앗안에 고스란히 자리하고는, 조건이 성립되는 어느 순간 툭 하고 터져 오를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