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4일 일요일

갑자기 생각난 몇 가지

이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아랍어를 쓴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터키어를 썼다.
아랍인들은 식사 시간이 꽤 긴편이고 전통적으로는 점심식사시간이 2시 이후다. 그래서 저녁도 늦게 먹는다.
저녁 늦게 먹는 사람들 하면 스페인사람들. 그들은 저녁식사를 밤 9시 이후에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점심시간이 두시간 넘고, 스페인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낮잠시간이 있다. 그걸 시에스타라고 한다. 관공서에서 금지한다는 기사를 보긴 했으나...많은 사람들이 시에스타를 지킨다.
낮잠은 더운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이라 4계절이 있는 나라에서는 여름에 해당할 때 생긴 문화가 있다.
점심식사를 거하고 푸짐하게 먹는 나라는 드물다.

2015년 5월 8일 금요일

Idol

나에게는 인생의 등대 같은 다섯명의 아이돌이 있다.
아이돌 상호간 서로 알지 못하고, 이 다섯명을 공통적으로 다 알고 있는 친구도 없다.
즉, 나의 아이돌은 내 인생의 흐름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나는 친구가 아무리 오래 되었다고 해도 그 시기에 생긴 아이돌과는 교류가 없기 마련이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 동료...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 예술...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가기에 자기에게 진실해지지 않으면 완전을 바라볼 수 없다는...
넓은 품을 갖는 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행동...
자길 포함하여 이웃하는 사람들도 변화시키지 못하면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것은 허상...

이런 메시지.
나의 아이돌 다섯명은 진짜 멋진 사람들이 분명하다.

나의 까다로움

1) 커피는 향때문에 마시는데 꿀꺽삼키면 부질없다. 그래서 아이스드커피는 안마심.
2) 식당에서 자리 잡을 땐 입구 쪽 자리를 선호한다. 누가 밥 먹는 데 지나가는 번거로움이 싫다.
3) 플라스틱 그릇을 쓰는 식당에선 밥 맛이 없다. 먹기 싫기도 하고.
4) 우산 쓰는게 싫다. 그래서 왠만하면 그냥 맞는다. 같이 다니는 사람이 안절부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오는 날은 왠만하면 혼자 다닌다. 귀찮아서다. 
5) 터틀넥을 입은 사람을 보면 내 목이 가렵고 숨도 막힌다.
6) 올해로 30년째 같은 상표 같은 사이즈의 청바지를 입는다. 최근 몇년은 다른 상표도 샀지만 그건 그냥 옵션같다.
7)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꼭 살빠졌냐고 묻는다. 30년간 몸무게는 74-78사이를 유지했다. 살빠진게 아니라 노화임. 그냥 늙어보이는거다. 

그외에도 너무 복잡하고 일관성 없는 기준같은게 있다. 누구한테 맞춰달라고 하는건 불가능하고...설명하기도 힘들어서 아주 좁은 인간관계만 유지한다. 까다롭기 때문에 친구 만나기도 쉽진 않다. 이런거 잘 수용하며 여태 잘 살아왔으니 바꿔 볼 생각 따윈 한 적도 없다.

2015년 5월 7일 목요일

상상마당_데일리 애니메이션

상상마당에서 4년째 데일리 드로잉 강좌를 열고 있다.
"매일"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그 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문장일 수도 있고, 영화나 스토리일수도 있겠다.
데일리 드로잉은 매일의 나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매일 한 장의 드로잉을 채워가면서
나는 왜 지금을 드로잉하고 싶었는지...
오늘은 왜 건너뛰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왜 타인에게 보여지는 드로잉을 하고 있는지...
등등.

그렇게 하루 하루 쌓여가는 과정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이야 몇 마디 말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데일리 드로잉에 참여한 사람들이 종강에 다가가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거나, 대단한 작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좋아서 하는 문화행위에 대한 자기해석이 생기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데일리 드로잉은 하루에 한장을 그리는 것이었는데 약간 다른 방식의 욕심이 생겼다.
만약 하루에 두 장 그린다면?
그럼 드로잉을 움직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상상마당에서 애니메이션 강좌를 열었다.

스토리를 상상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연출방식을 정했다.
1시간 정도는 애니메이션 영상편집을 강의했지만 그건 도구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드로잉이 머리속에선 늘 움직이는 상징들이었다면...
애니메이션이 가능했다.

우선.
강혜진님이 작업한 영상이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서 개인이 느끼는 압박감이나 상처따위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이야기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본인이 작곡한 곡을 사운드트랙으로 사용했다.

Untitled from AN20 on Vimeo.

강혜진님은 두 작품을 만들었는데 다른 한 작품은 문틈으로 훔쳐본 타인의 모습이다.

Peep from AN20 on Vimeo.

강우영님은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기억하면서, 상여 행렬 장면에 애니메이션을 삽입했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손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where is he from AN20 on Vimeo.

최은별님은 아트토이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다. 이 작업은 토이작업을 하면서 하나의 세계관으로 일관된 주제의식을 투영해 내고 싶었던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ceb from AN20 on Vimeo.

이선경님은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스토리다. 왜 나는 난데...라는 질문을 반복하면서 작업했다.

Me, run from AN20 on Vimeo.

김인정님은 작품을 완성하진 못했다. 그래서 콘티만 공개. 본인이 가장 무서워하고 피하고 싶었던 내용을 희화화하여 털어내고 싶었던 작업.


데일리 애니메이션은 8주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애니메이션을 8주만에 만든다는 것 무리한 것임엔 분명하다. 그래서 퀄리티 보다는 표현하고 싶어하는 스토리의 시각화에 중점을 두었지만 작업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만약 강좌가 길었다면 나아질까? 아닐 것 같다. 오히려 늘어지는 것 보다 이 경험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두 번째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그것이 일상을 스스로 소외시키지 않는 매일의 가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