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나는 국민학교 5학년이었다.
유독 신문을 많이 보시던 할아버지와 한방을 쓰면서 자연스레 신문을 많이 읽으며 자랐다.
그때는 신문은 한자도 많고 세로쓰기를 했을 때다.
기사가 워낙 어려운 말로 작성되다 보니 어린이인 내가 읽기는 무척 어려웠다.
그저 신문이 신기했다.
난 오타를 찾아내거나, 똑같은 글씨인데 조판에 따라 변형되어 보이거나 오래써서 닳아버린 식자판을 상상하는 좋았다.
뉴스에는 나쁜 놈들이 일으킨 폭동이 연일 보도 되었고 그렇게만 믿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봤던 80년 5월의 사진은,
무장한 군인이 피투성이가 된 비무장 상태의 한 청년을 때리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언론이 무엇인지도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알았다.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관망하는 내가 한심하다는 것도 알았다.
생각해 보면 80년 광주가 아니라, 88년 5월은 각성하여 다시 태어난 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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