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버스를 놓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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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놓치는 꿈

2012년 12월 31일 꿈. 
버스를 놓쳤다.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꿈이었다. 
나와 동행한 사람은 강군인데 내 승차권이 문제가 있다면서 승무원이 날 멈췄다. 
사장실에 가야한다고 했다. 

꿈이란게 참 웃긴데...
난 사장실에가서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아이폰에 이 여행이야기가 다 담겨 있었는데 그걸 꺼내서 프로젝터로 쏜다. 
그 사장이란 사람이 내 얘길 듣다가 갑자기 마이크를 꺼내 내 옷깃에 장착하고는 
"이런 이야기는 녹음해 두고 싶어서요..."라고 했다. 
그때 강군에게 메시지가 왔다. 
강군이 먼저 간줄 알았는데 나를 기다리다 같이 버스를 놓친 모양이다. 
아니면 먼저 가서 보낸 것일 수도 있다. 
메시지는 아주 짧았는데 나는 알아차렸다. 

"탕. 셔터내렸어요."

난 막 울었다. 
사촌 누나가 등장해서 걱정말라며 도시락을 꼭 가져가라고 했다. 
가지고 막 떠나는데 깍두기에 뚜껑이 없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갑자기 설거지를 마구 하더니 이건 볶아서 가져라고 했다. 
나는 문간에 앉아 기다렸다. 
다시 강군에게 문자메시지가 왔다. 

"탕. 터미널은 이제 문 닫은 듯"

난 엉엉 울었다.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데일리 드로잉의 최근 작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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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드로잉의 최근 작업들



데일리 드로잉은 2009년에 시작했으니 내년 2013년이면 햇수로는 5년째다.  
벌써 5년이구나 싶기도 하고, 겨우 5년인가 싶기도 하다. 
참 뻔한 생각이다. 
지나고 나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는 걸 나조차도 자꾸 잊고 있다. 
데일리 드로잉은 혼자 하려고 시작했다지만, 만약 같이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래 운영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무튼 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12월 13일 부터 31일까지 업로드한 드로잉을 모아보니 200장이 훌쩍 넘어간다. 
간판 사진으로 장식하겠다고 공지를 했으니 어떻게든 모자이크를 해야 하는데...자기 드로잉이 어디 숨어 있는지 확인 못할 정도로 작게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겠다. 
홍보한번 제대로 한 적 없는데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데일리드로잉을 구독하고 있다는 건 좀 재밌긴 하다. 
최근 이곳 저곳에서 드로잉이나 스케치 모임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뭔가 이런 비슷한 문화를 만드는데 한 켠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것에도 책임감도 좀 생기기도 하고 말이다. 
문지문화원사이, 마포는 대학, 상상마당에서 오프라인 시리얼렉쳐를 열었고, 
(내 입으로 이런 말은 쑥스럽지만)성공적으로 끝냈다. 
인문학적 관점으로 드로잉을 바라보고, 스토리텔로로 살아가는 이 사회의 한 개인을 조망한다건 신나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2년 12월 23일 일요일

씰룩밴드

아코디언은 생각보다 배우기 어렵고, 생각보다 값이 나가는 악기다.
국내에서 드물게 연주를 들을 수 있으나 대부분 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악기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트로트(뽕짝은 폄하하는 것은 아니나 60년대의 곡을 제외하곤 화성적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고 단순한 박자놀이에 지나지 않는 곡이 너무 많다)연주가 많더라.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대중적인 악기인것에 비해 국내에서 이런 푸대접을 받는 것이 좀 안타깝게 느껴졌다.

여차저차 하여 아코디언 밴드를 조직했고, 이름은 씰룩밴드.
공연을 하면서 실력이 늘어가고 있고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영상을 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

씰룩밴드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이노상의 2012년

생각해 보니 올해도 꽤 즐겁게 살았다.

1월
- 넥슨 아트포럼N을 기획 런칭했다. 이장희작가와 박정범감독, DJ짱가가 함께 했다.
- 우락부락 시즌4 비밀의 방. 어린이의 비밀과 사생활을 주제로 한 캠프였고 눈이 펑펑오는 공주의 풍경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홍학순감독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과 아트디렉터 찐빵의 초 일류 컨셉 아트. 그리고 여전히 믿음직한 비타민에게 감사.

2월
- 2011년 엘시스테마 마이애미 다큐편집을 끝냈다.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에 대한 복잡한 과정에 얽혀서 애매하게 끝맺게 된 것은 아직도 아쉽다.
-  타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 유스보이스랩에서 두개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커리큘럼을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으나 모집이 힘들었다. 홈리스유스와 퀴어유스. 두 집단 모두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얻게 된 노하우가 더 많아졌으니 이건 다 재산이되었다.

3월
- 상상마당에서 데일리드로잉 강좌를 개설했다. 문지문화원 사이, 마포는 대학 이후 세번째 강좌다. 총 10회의 기획이고 열자마자 마감이다.
- 유스보이스랩 프로젝트를 두달에 걸쳐 운영하고 전시회를 열었다. 이태원에서 나를 보다/베리 쓰빼샬 발렌타인
- 토요문화학교 영상취재를 시작했다. 전국을 다니는 첫달. 총 28개의 영상클립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 여행이 된 노래 뮤직비디오를 작업했다. 신촌콘서트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올 1년 여행이 된 노래는 총 7편이 만들어졌다.
- 타악기레슨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만두고 아코디언레슨 본격 시작. 씰룩밴드 결성.
- 제2회 대림동 요리대회를 개최. 염짱이 2연승을 거두다.
4월
- 홀트라디오 개국. 홀트는 언제나 좋다. 올해 경기도에서 또 상을 준 모양이다. 받아 마땅하다.
- 토요문화학교 영상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참여학생들의 수준이 높고 프로그램 수준이 낮다. 아이러니 하게도 참여학생들의 수준으로 인해 재밌게 운영된다. 교육의 질은 학생의 질이었다.
- 게임문화재단에 우연찮게 들렀다가 올해 심심찮게 관여하게 되었다. 게임컬쳐 잡지 좌담회에 두번이나 초대되다니 참 오지랖도 넓다.

5월
- 아트해프닝 본격 가동이다. 김범기샘의 전격지원으로 역시 감동적인 연주회가 되었다. 낭만적인 봄날의 저녁시간 정독도서관에서 성공적인 마무리.
- 트래블러스 맵의 지구별 여행학교 강의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참신한 10대들을 만나게 되어 기분이 업되었다.
- 아트해프닝이 끝난 다음날 훗쿠오카로 여행

6월
- 아마도에서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씰룩밴드가 본격 연주를 한 날이기도 하고 씰룩밴드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만든 날이기도 했다.
- 우락부락 시즌5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숲풍.

7월
- 7월 한달은 토요문화학교와 우락부락시즌5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놀이가 없다. 문화적으로는 건조한 여름이었다.

8월
-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네번 봤다.
- 서울대에서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일급정교사연수 강의를 했는데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다. 재미가 없어졌다. 뻔한내용으로 떠드는 거 내가 지루하다.
- 우락부락 시즌5 숲풍. 비오는 숲체원에서 감동적으로 마무리

9월
- 예술강사 컨퍼런스 준비에 들어갔다. 전국의 예술강사를 찾아나서면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다.
- 홀트라디오 공개방송. 기꺼이 찾아와준 뮤지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 승수와 경호 경원이 영세. 대부가 되었다.
- 앱개발 시뮬레이션 모임을 시작했다. 더 하지 못한것이 좀 아쉽다. 할 게 더 남은 듯 하다.
- 3-4월에 나올 것 같던 싱클레어 51호가 드디어 나왔다.

10월
- 제주에 가서 일도 하고 여행이 된 노래 뮤직비디오도 촬영했다. 바쁜 일정에 찾아온 귀한 휴식이었다.
- 예술강사 컨퍼런스 본격 가동되었다. 섭외를 완료하고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전국으로 다니느라 몸이 일단 무지하게 힘들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쓰러지지 않았다.
- 파주 월드메르디앙 전우주의 음악회. 역시 기꺼이 찾아와준 뮤지션들에게 감사 감사...
- 상상마당 데일리 드로잉 두번째 강좌를 열었다.
- 강군이 결혼했다. 강군에게 가정이 생겨서 참 좋다.
- 10월 31일 5년간 병석에 계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마지막 인사를 못 전한 아들이 되었다.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11월
- 예술강사 컨퍼런스에 올인.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 일단 생계유지형 강의를 모두 캔슬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본다.
- 씰룩밴드가 공연 레파토리가 생기면서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미산극장과 신콘마이크.
- 씰룩밴드 연습실겸 동네 공작새들의 놀이터 야마도가 오픈되었다.

12월
- 우락부락 시즌6 "우리 옆집엔 공작새가 살아"를 기획했다.
- 콘트라베이스 레슨을 시작할 예정이다. 악기를 사기 위해 강의 알바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