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0일 수요일

홀트 라디오

홀트에서 사운드클라우드로 라디오방송을 하고 있다. 홀트복지타운은 장애인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올해로 벌써 5년째인것 같다. 매년 다른 매체로 작업하고 있는데 올해는 라디오다. 
이분들이 대본쓰고, 녹음하고, 심지어 사운드 편집까지 하고 계심. 
뇌성마비가 있는 분들은 발음이 어려워서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지적장애인들은 논리적인 문장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라디오가 될까 했는데...장난 아니다. 
말 잘못 꺼냈다가 첫사랑이 누군지 드러나기도 하고(참고로 같은 공간에 산다), 
닭장에 침입한 쥐를 잡는 상황,
장애인 농구대회에 참가했는데 장애인 화장실이 잠긴 어이없는 이야기도 있다.
매 순간이 산뜻하고 재밌다. 
방송중에 DJ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간다거나 하는 쿨한 모습이 생생하게 라디오에 담긴다.  

이분들은 왜 이렇게 행복하냐...싶은데...
가만히 라디오를 듣다보면 그 이유를 알것같다.

이분들은 매 순간이 행복하고 즐겁다.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 
인간은 관계에 쏟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무슨 얘기냐면...직언하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예의상 담아두고...참아야 하고...왜 저렇게 말하는지 숨겨진 메시지를 해독하느라 피곤하다. 
그런데 라디오속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그런 모습이 없다. 
는것이 심플하고 대답은 화끈하다. 
사회가 주는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를 대놓고 무시해 버린다. 
부럽고...좋다.



오피셜사이트의 정보 :
일산 홀트타운 식구들이 만드는 홀트소식. 홀트라디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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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하나의 에피소드. 
   
복남씨는 대화에서 명사로만 소통한다. 간혹 술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있어" "없어"정도다. 
그런데 대화가 다 된다. 홀트에 가면 가장 큰 소리내며 반가와 하고, 헤어질 땐 손을 꼭 쥐고 잘가라고 말한다. 
혜숙씨는 역도선수고 장애인체전에서 몇 번 메달도 땄다. 메달 따서 제일 좋은 건 상금이라고 하고, 
녹음한 자기 목소리가 정말 예쁘지 않냐고 말한다. 겸손이란 그녀에겐 없다! 멋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갑자기 합창을 하는데, 어느 한명 가사를 제대로 부르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도 킥킥대고 웃지 않는다. 당당하고 자연스럽다. 
노래 가사를 다 외우거나 그대로 부를 의지 자체가 별로 없다. 


정말 행복한 라디오.
매년 홀트에 가는 것이 행복에 겹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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