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개의 사진강의를 맡았다.
모두 종강하고, 마지막 강좌가 오늘 끝.
SLR보다 구닥다리 휴대폰사진에서 빼어난의 실력을 보여 주기도 하고,
휠체어를 탔기 때문에 훨씬 더 역동적인 샷이 나오기도 했다.
뇌병변장애로 걷기가 불편하여 집에 들어서서 현관의 신발정리가 쉽지 않았던 참가자 한 사람의 멋진 사진은...
매일 아침 어제 벗어놓은 신발의 모양을 8주간 기록한 것이었는데...
17장을 추려왔다...
함께 볼 때 박수와 웃음이 터졌다...
축제나 이벤트에서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그런 형식적 박수와 차원이 다른,
큰소리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터져나와 소통을 만들어 내더라.
올해 대부분 강의들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끝났다.
누군가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은데...그게 누군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고맙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2010년 11월 30일 화요일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도시의 20대
1.
열흘이 넘게 귀가 멍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른쪽 귀에서 압력이 느껴지고, 점점 커지는 백색소음같은 것에 시달리고 있을 때
유일하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것 뿐이었다.
어제 굉장히 아픈 침을 맞고, 뜸을 뜨고야 정신이 좀 돌아왔다.
2.
유스보이스로 알게된 10대소년이 20대 청년이 되어 만났다.
저녁밥이나 한번 먹자고 이야기하던 차..어렵게 잡힌 약속이었다.
한의원에서 나와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안그런척 하며 만났다.
인디씬에서 영화작업하고 있는건 알고 있었고, 아무리 자기 최면을 걸어도 단어 그대로 "각박"한 현재의 상황은 적잖이 버거운 무게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도시에 살면서 고용상태가 유지되거나, 다양한 경로로 경제력이 받쳐주고 있거나, 신분이나 지위가 분명하여 안정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꽤나 흔해진 정해진 규칙에 맞춰 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자율적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아도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라고 하는 아주 막연한 이미지랄까.
오랜만에 마주한 26세가 된 도시의 청년이 공감가는 말을 해주었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택해서 살고, 그 방식을 즐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30대 초반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이 이미 정해져 있더라구요. 즐기기 보다는 뭔가 어떤 규칙같은 것이 있어서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는 느낌...?"
나의 컨디션이 메롱메롱하여 참 어리석고 하찮은 질문을 내 뱉고 있었다.
"그건 어느정도 각오했던것 아니었어?"
쳇. 그게 질문이냐.
맞다. 영화작업을 위해서는 학습할 수 있는 선배나, 협업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있기 때문에 도시를 떠나는 것이 힘들다. 그렇게 도시에 살아야 하는데, 최소한의 경제력을 유지하면서는 정작 하고 싶은 일로 부터 멀어진다는거...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양심적 거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병역거부를 한다해서 정작 피하고 싶은 파시즘과 기분 더러울 남성집단문화의 폭력은 빗겨갈 수 없다. 군대나 감옥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말이다.
이걸 하나씩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건 있을까. 그건 살아봐야 알게되는 것이기에 이 대화속에서 조선땅에서 생존하는 20대의 무력감과 피곤이 밀려왔다.
3.
나의 엔돌핀 조마리가 대학원에 합격했다며, 아침에 쪽지가 날아왔다.
멍멍한 귀가 뚫리는 기분. 정말 기쁘다.
마리. 20대에 뭔가 하나 클리어했구나.
재밌고도 놀라운 말을 했다.
"저는 재능이 있으니까 이제 노력만 하면 돼요"
뭔가 하나 발견한 것 같다. 도시에 살면서 이제 분명한 신분적 정체를 확보한것에 대한 기쁨이나, 합격통지의 달콤한 쾌감...같은 것을 알게 된 것은 마치 중독성 강한 자극적 물질 같다.
마리가 클리어한건 새로운 관문을 통과하거나, 단기적으로 보장된 안정성확보 따위는 아니었다는게 참 좋았다.
4.
옳고 그르다의 이야기를 하는 건 참 "옳지"않은 경우가 많다.
새로 자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경우,
무엇가 달성해서 다른 삶이 열린 경우,
필요에 따라 유보해야 하는 자기 시간을 할애해야할 경우,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하찮을 경우....
N개의 삶이 있기 때문에 옳은 판단이었다고 속단하는 건 참 옳지 않더라.
지금 현재의 고민이 참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난 무엇을 클리어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클리어하며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해 보니...
오늘 공기가 참 맑다.
열흘이 넘게 귀가 멍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른쪽 귀에서 압력이 느껴지고, 점점 커지는 백색소음같은 것에 시달리고 있을 때
유일하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것 뿐이었다.
어제 굉장히 아픈 침을 맞고, 뜸을 뜨고야 정신이 좀 돌아왔다.
2.
유스보이스로 알게된 10대소년이 20대 청년이 되어 만났다.
저녁밥이나 한번 먹자고 이야기하던 차..어렵게 잡힌 약속이었다.
한의원에서 나와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안그런척 하며 만났다.
인디씬에서 영화작업하고 있는건 알고 있었고, 아무리 자기 최면을 걸어도 단어 그대로 "각박"한 현재의 상황은 적잖이 버거운 무게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도시에 살면서 고용상태가 유지되거나, 다양한 경로로 경제력이 받쳐주고 있거나, 신분이나 지위가 분명하여 안정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꽤나 흔해진 정해진 규칙에 맞춰 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자율적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아도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라고 하는 아주 막연한 이미지랄까.
오랜만에 마주한 26세가 된 도시의 청년이 공감가는 말을 해주었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택해서 살고, 그 방식을 즐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30대 초반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이 이미 정해져 있더라구요. 즐기기 보다는 뭔가 어떤 규칙같은 것이 있어서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는 느낌...?"
나의 컨디션이 메롱메롱하여 참 어리석고 하찮은 질문을 내 뱉고 있었다.
"그건 어느정도 각오했던것 아니었어?"
쳇. 그게 질문이냐.
맞다. 영화작업을 위해서는 학습할 수 있는 선배나, 협업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있기 때문에 도시를 떠나는 것이 힘들다. 그렇게 도시에 살아야 하는데, 최소한의 경제력을 유지하면서는 정작 하고 싶은 일로 부터 멀어진다는거...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양심적 거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병역거부를 한다해서 정작 피하고 싶은 파시즘과 기분 더러울 남성집단문화의 폭력은 빗겨갈 수 없다. 군대나 감옥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말이다.
이걸 하나씩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건 있을까. 그건 살아봐야 알게되는 것이기에 이 대화속에서 조선땅에서 생존하는 20대의 무력감과 피곤이 밀려왔다.
3.
나의 엔돌핀 조마리가 대학원에 합격했다며, 아침에 쪽지가 날아왔다.
멍멍한 귀가 뚫리는 기분. 정말 기쁘다.
마리. 20대에 뭔가 하나 클리어했구나.
재밌고도 놀라운 말을 했다.
"저는 재능이 있으니까 이제 노력만 하면 돼요"
뭔가 하나 발견한 것 같다. 도시에 살면서 이제 분명한 신분적 정체를 확보한것에 대한 기쁨이나, 합격통지의 달콤한 쾌감...같은 것을 알게 된 것은 마치 중독성 강한 자극적 물질 같다.
마리가 클리어한건 새로운 관문을 통과하거나, 단기적으로 보장된 안정성확보 따위는 아니었다는게 참 좋았다.
4.
옳고 그르다의 이야기를 하는 건 참 "옳지"않은 경우가 많다.
새로 자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경우,
무엇가 달성해서 다른 삶이 열린 경우,
필요에 따라 유보해야 하는 자기 시간을 할애해야할 경우,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하찮을 경우....
N개의 삶이 있기 때문에 옳은 판단이었다고 속단하는 건 참 옳지 않더라.
지금 현재의 고민이 참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난 무엇을 클리어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클리어하며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해 보니...
오늘 공기가 참 맑다.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독사과를 깎는 기분
오늘...하루종일 몸이 아팠다.
뭔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사과를 꺼냈다.
무의식중에 포크를 두개 꺼냈다.
내가 사과를 깎고 있으면서도...누군가 나에게 사과를 깎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다.
아주 표독스런 표정으로 사과를 쥐고...
독이 가득 든 사과를 내게 내밀려 한다.
오늘 하루의 느낌이다.
뭔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사과를 꺼냈다.
무의식중에 포크를 두개 꺼냈다.
내가 사과를 깎고 있으면서도...누군가 나에게 사과를 깎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다.
아주 표독스런 표정으로 사과를 쥐고...
독이 가득 든 사과를 내게 내밀려 한다.
오늘 하루의 느낌이다.
2010년 11월 21일 일요일
Play
기호...또는 도상이란게 사람을 길들인다.
시각문화의 한계인가 싶다가도...음성언어 역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을 보면...
마치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플레이버튼을 누르고 싶어진다.
그리고 동영상이 플레이 될까를 기다릴 것 같다.
지팡이는 노인을,
치마는 여자를...
이런식으로 어떤 이미지가 고정되면 그 외 모든 것을 비 정상적 범위로 보게 되곤 한다는 거지.
지금 강의하는데 모이는 사람들중에는 20대의 젊은이가 지팡이를...
담요로 다리를 싸맨 중년 남성도 있다.
저 붉은 삼각형이 참 많은 것을 말해주는구나...싶다.
시각문화의 한계인가 싶다가도...음성언어 역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을 보면...
마치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플레이버튼을 누르고 싶어진다.
그리고 동영상이 플레이 될까를 기다릴 것 같다.
지팡이는 노인을,
치마는 여자를...
이런식으로 어떤 이미지가 고정되면 그 외 모든 것을 비 정상적 범위로 보게 되곤 한다는 거지.
지금 강의하는데 모이는 사람들중에는 20대의 젊은이가 지팡이를...
담요로 다리를 싸맨 중년 남성도 있다.
저 붉은 삼각형이 참 많은 것을 말해주는구나...싶다.
2010년 11월 19일 금요일
감옥으로부터의 영화
아일랜드에서 날아온 감옥으로부터의 영화.
일반상영회(아마 무슨 특별상영회가 있었는지 그렇게 표현하더라)에 다녀왔다.
영화보고...제작과정을 설명하는 형식적 제한이 있었지만,
2년간 계속된 재소자들의 영화제작이란건...참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불끈 솟는 순간이었다.
철학아카데미의 대표가 참여해서 약간의 논평이 있었다.
그 논평은 평이하고 식상했다.
모든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 처해본 경험에 대한...미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이다.
살인과 폭력...등 범죄로 수감된 사람들은...
세인이 경험하는 폭력보다 더 높은 수위이며, 더구나 재소자라는 신분은 단지 강제화된 사회적 폭력을 몸소 체험중이 아니겠는가.
이때 자연스런 조건은 인간본성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교정 교화보다는 토론을 좋아하는...
영화제작이 흥미로왔던 개인으로 보아주는 것이 그리도 어려우냔 거지.
아무튼...
영화는 영화자체로 무게가 있었고...
진지해서 좋았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서 뻔한 상징을 찾아낸 장면들은 별 의미를 갖지 못했지만...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를 어색하게 하는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와닿았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한편 본듯...
일반상영회(아마 무슨 특별상영회가 있었는지 그렇게 표현하더라)에 다녀왔다.
영화보고...제작과정을 설명하는 형식적 제한이 있었지만,
2년간 계속된 재소자들의 영화제작이란건...참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불끈 솟는 순간이었다.
철학아카데미의 대표가 참여해서 약간의 논평이 있었다.
그 논평은 평이하고 식상했다.
모든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 처해본 경험에 대한...미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이다.
살인과 폭력...등 범죄로 수감된 사람들은...
세인이 경험하는 폭력보다 더 높은 수위이며, 더구나 재소자라는 신분은 단지 강제화된 사회적 폭력을 몸소 체험중이 아니겠는가.
이때 자연스런 조건은 인간본성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교정 교화보다는 토론을 좋아하는...
영화제작이 흥미로왔던 개인으로 보아주는 것이 그리도 어려우냔 거지.
아무튼...
영화는 영화자체로 무게가 있었고...
진지해서 좋았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서 뻔한 상징을 찾아낸 장면들은 별 의미를 갖지 못했지만...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를 어색하게 하는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와닿았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한편 본듯...
2010년 11월 11일 목요일
buffalo
어려서 소를 좋아했다.
큰 몸집에 엄청난 힘을 가졌음에도 사람을 참 좋아하는 순진함에 매력을 느꼈나보다.
어린시절에도 사람을 위해 태어나면서 부터 죽어서 자기 가죽까지 남김없이 주어야 하는 것에 이상하리만큼 이해하고 싶지 않아했던 기억이 난다.
Sanātana Dharma(힌두교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영국에서 만든말이다. 힌두이즘이 아니라 사나타나 다르마라고 하는 것이 맞다)의 문화에서는 소가 신성시 된다.
그래서 인도나 네팔지역을 다니면 거리에 버젓이 잠들어 있거나,
도로를 횡단하는 느린 걸음의 소를 만날 수 있다.
잘 알려졌듯...그들은 소고기는 먹지 않는다.
반면 버팔로는 죽어라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고,
고기를 먹고, 가죽을 사용한다.
인간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그렇게 한번 믿고 나면...
엄청난 변명을 만들어내서는 마치 "우주의 섭리"인듯 포장하는 데 질렸다.
문화의 우수성이 어쩌구...영적인 에너지가 어쩌구...
쳇...!
아무튼 버팔로가 밭에서 일하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큰 몸집에 엄청난 힘을 가졌음에도 사람을 참 좋아하는 순진함에 매력을 느꼈나보다.
어린시절에도 사람을 위해 태어나면서 부터 죽어서 자기 가죽까지 남김없이 주어야 하는 것에 이상하리만큼 이해하고 싶지 않아했던 기억이 난다.
Sanātana Dharma(힌두교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영국에서 만든말이다. 힌두이즘이 아니라 사나타나 다르마라고 하는 것이 맞다)의 문화에서는 소가 신성시 된다.
그래서 인도나 네팔지역을 다니면 거리에 버젓이 잠들어 있거나,
도로를 횡단하는 느린 걸음의 소를 만날 수 있다.
잘 알려졌듯...그들은 소고기는 먹지 않는다.
반면 버팔로는 죽어라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고,
고기를 먹고, 가죽을 사용한다.
인간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그렇게 한번 믿고 나면...
엄청난 변명을 만들어내서는 마치 "우주의 섭리"인듯 포장하는 데 질렸다.
문화의 우수성이 어쩌구...영적인 에너지가 어쩌구...
쳇...!
아무튼 버팔로가 밭에서 일하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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