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꿈은 참 뒤숭숭했다. 고등학교 졸업이다. 더 이상 이 학교에 나올 수 없다고들 했다. 내가 고등학생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 학교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현재의 친구들이 고등학교 친구로 등장하심. 몸이 아파서 이런 꿈을 꾼 것일 수도 있겠다.
나는 벽을 툭툭 치면서 그 동안 이 건물에 얽혀 있던 기억을 털어냈다. 기억이 벽에서 툭...툭...하면서 떨어져 나왔다. 좋든 나쁘든 이 기억도 함께 가져가야한다며 계속 벽을 쳤다. 맨 뒷자리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데 그는 죽은 것 같다며 울먹였다. 그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난 남학교만 다녔는데 하나가 나와서 괜찮다고 했다. 죽은지 오래 되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그럼 이 기억은 너 가지라고 하며 하나에게 건넸다. 하나가 정말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다. 그 뒷모습이 너무 웃겨서 큰 소리로 웃었다. 고무신이 말했다.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 털난다" 그 말도 왜 그렇게 웃긴지 더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교실을 둘러봤다. 그런데 웃기게도 씰룩밴드 멤버도 앉아 있고(뭔가 먹는 것 같다), 강군은 선생님이었다. 졸업식의 산만함을 매우 불쾌하게 여기는 얼굴이었다. 아무 표정이 없었는데 난 알것 같아서 조용히 자리로 돌아갔다. 내 옆에는 걍산이 있었다. 신발을 샀다며 자랑했고 난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 지현이, 현주, 예선이, 인어공주는 나처럼 교실 벽을 툭툭치면서 이거 진짜 되는거냐고 물었다. 강군이 급식시간인데 오늘 점심은 허니버터칩이라고 말했다.
꿈에서 깼는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는 급식을 받아본 적이 없는 세대인데 왠 급식이냐'고 반문했다. 개꿈이기에는 모두의 행동이 너무 정교하고 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