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똑딱이로 단편영화
이 수업은 "프로젝트 a장면"이다. 비디오 카메라없이 똑딱이 카메라로 작업한 영화다. 일산의 홀트복지타운은 장애인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홀트에서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교육을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얻는이는 역시 교육자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조그만 디지털카메라로 단편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한 순열씨는 68년생 남자다. 아주 순박하고 활동적이며 멋내기를 좋아한다. 언제봐도 간지철철이다. 사람들은 순열씨를 지적장애인이라고 칭한다. 맞다. 지적장애인이다. 학습능력이 조금 더 있다고 해서 비 장애인이라는 구분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에게서 나이를 느끼는 건 주름생긴 이마와 거친 손이다. 순열씨는 늘 밝고, 강아지 사료걱정을 하며 산다. 무엇이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경계일까를 생각하게 하게 되는 이유다. 나도 늘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끼니도 걱정한다.
영화제목인 제니는 순열씨가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이다. 채 6개월을 살지 못하고 죽었다. 그 후로 몇 년간 순열씨는 제니의 무덤에 찾아가 살았을 때 좋아하던 먹이를 놓고왔다. 시나리오를 쓰는 그 당시에는 제니를 잊고 있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서 이걸 영화로 찍자고 제안하면서...제니가 더 많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단편영화로 한편으로 순열씨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알듯 모를듯 한 순열씨의 표정이 마지막 순간에 보인다. 그냥...그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어느날 제니가 보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찍었듯이 말이다.
이 수업은 "프로젝트 하루"다. 우린 하루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또 무엇으로 기록하는가. 안해도 된다. 아무 문제 없이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의미를 찾아보면 우리의 기억도 기록도 마치 대자연앞에서 느끼는 숭고함 같은 압도된 감정 같은 것을 만나게 된다. 간혹 감당하기 힘들때도 있다. 근데 어쩌겠는가 그게 나란 존재인데 말이다. 이런 하루를 지켜보며 경험을 타자화 시키는 수업이 홀트의 "프로젝트 하루"였다. 매일 매일 하루를 기록하며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제일 가까이 사는 언니의 모습이 달라보이기 시작한 것도 그 때다. 이 수업에 참여한 신화와 함께 사는 혜정언니는 사진속에 단골 주인공이었다. 어느날은 서로의 약을 바꿔 먹어서 병원에 실려가고...또 어느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웃다가 입에서 튀어나온 밥알을 떼주기도 한다. 전시가 가까워졌다. 이 사진전에서는 사진옆에 작가가 직접 녹음한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캡션을 녹음해서 MP3플레이어를 붙여 놓았다. 신화는 언니의 사진 석장을 고르고, 키166의 완벽한 미인인 언니의 모습을 음성으로 기록했다.
신화 by zoinno
3년째 되는 해. 홀트식구들은 카메라가 친숙해졌다. 수업이 필요한게 아니라, 일상을 기록하며 사람들과 나누는 작업이 또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수업을 끝냈다. 이번에는 그림책이 어떨까. 아이패드로 드로잉하고, 아이패드로 책을 내자. 컴퓨터로 하는 작업은 마우스를 손에 쥐고 불편하다면, 아이패드는 직접 손에 대고 그릴 수 있으니...가능해 보였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레이어를 만들고 배치하는 정교한 작업을 손가락으로 핀칭하여 조절할 수 있었다. 물론 캐릭터를 그리고 채색하는 건 드로잉북과 도화지를 이용하고 스캔받았다. 하지만 배경그림을 그리고 톤을 조절하는 건 아이패드로 충분했다. 스토리 작업에 들어갔다. 동화책을 보면서 웃는 이유는 아름다워서가 아니라...말도 안되서 웃긴다고들 했다. 난 이런게 더 즐거웠다.
"그래요...말도 안되죠...어떻게 달이 흘러내려요...하하하"
동화를 읽으면서 상상력이 생긴다기 보다는 이것이 실재하는 것인가 아닌가의 구분. 실제상황인가 아닌가에 대한 확인...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동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로 가기로 했다. 우리 이야기를 하자.
"다리가 불편해서 목발을 짚고는 계단을 내려오기 힘들어요. 복남씨도 행주씨도 힘들어요. 그런데 날아다닐 수 있는 우산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그걸 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이 마을에 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걸 그려야 할 것 같아요. 어때요?"
이렇게 했다. 우산이 어떻게 날수 있겠는가. 그건 또 말이 안되는거였다. 그래서 이렇게 수업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전동휠체어가 나오기 전에는 어떻게 다녔어요? 모두 집에 있거나 그냥 휠체어 밀면서 다니셨죠? 그때 멀리 못갔어요. 그런데 전동휠체어 나오니까 먼곳에도 다녀올 수 있잖아요. 그전에는 말도 안되는거였어요. 높은 언덕에 사는 사람을 위해서 이런 우산이 있다면 타고 다니실것 같지 않아요?솔직히 이건 설득이 아니라 나와 이들의 바람이었다. 사진작업을 하면서도 유독 계단사진이 많았던 분도 있다. 바로 보이는 위치까지 가기 위해서 엄청난 거리를 힘들게 휠체어로 밀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목발을 짚고는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오는게 더 위험하다. 그렇게 몇 번을 넘어져 이마에 몇 바늘 꿰매고 나타나시거나, 앞니가 부러지고 입술이 퉁퉁 부어있는 상태로 수업에 들어오시곤 했었다. 그렇게 날아다니는 우산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이야기에 살을 보태나갔다. 말이 안되는 상황인데 모두가 바라는 걸 담았다. 그리고 책으로 냈다. 원화전시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하고...친구들 초대해서 동화를 함께 읽어 내려갔다.
* iBooks 계정주소(미국계정이며 무료임) :
행복한 우산마을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6495680
달콤한 목욕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7312009
북스토어에서 행복한 우산마을...이나 달콤한 목욕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다.
* issuu 계정주소 : 데스크탑과 랩탑을 이용하여 두권의 동화책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고,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행복한 우산마을
http://issuu.com/bokmani/docs/umbrella_village/1
달콤한 목욕
http://issuu.com/bokmani/docs/a_sweet_bath/1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6495680
달콤한 목욕
http://itunes.apple.com/gb/book/isbn9788997312009
북스토어에서 행복한 우산마을...이나 달콤한 목욕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다.
* issuu 계정주소 : 데스크탑과 랩탑을 이용하여 두권의 동화책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고,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행복한 우산마을
http://issuu.com/bokmani/docs/umbrella_village/1
달콤한 목욕
http://issuu.com/bokmani/docs/a_sweet_bat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