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8일 금요일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예술캠프를 하나 기획했다. 
캠프에서 워크숍 한 파트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왠지 더 많은 아티스트에게 기회를 주는 기획자가 되고 싶었는지 캠프에서 강의를 맡진 않았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다"
아이들이 비일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아이들이 좀 이상한 아티스트와 함께 놀수 있으면...
그러면 만족이다. 

없던 꿈과 희망이 2박3일간 생겨야 한다는 허망한 기대는 못된 어른들의 발상이다. 
이미 내재한 씨앗을 가진 아이들이기에 굳게 믿으면 된다. 
싹이 틀거라 믿으면 된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건, 건강함의 증거란 걸 받아들이면 아이들은 성장한다. 
줄세우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희망이 사라지는 경험을 우리는 이미 하지 않았으냔 말이다.

아이들을 믿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캠프에서 멋진 장면을 못만들까 두려워 꼭 짜여진 프레임안에 아이들을 가두면...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뻔한 감각적 환희를 "줄 수"는 있다. 
스스로 찾아낸 여유에서 오는 잔잔한 모듈레이션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일까. 
아티스트를 만나 교감하여 생긴 스파크가 아니라면 멋진 공연이 무슨 소용일까. 
감각이 주는 즐거움은 순간을 만족시킬 수 있겠으나, 문화적 경험은 평생을 살아갈 힘을 만든다. 
선택은 분명하다. 다만 실행할 용기가 없을 뿐이지. 

지구에 남기로 결정한 이상...
현재의 자기가 보이는 오늘을 기억해 주길.
이번 캠프에서 큰 행운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두팔로 꼭 안아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아이들을 만났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밤하늘의 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진심을 담아 말하고
아이들 작품에 감동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우주체험센터...스페이스 셔틀이 거대하게 놓여있고,
체험코스와 놀이공원같은 시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지만...
그 감각적 즐거움은 한 순간 사라지고...
아티스트와 이 공간에서 침 한 방울 뚝 떨어지는 걸 모를 정도로 달리던 기억은...
몸에 저장되어 기억으로 보존된다는 확신이 든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 어리석은 어른들의 질문에...셔틀과 로봇을 봤다고 대답하겠지만...
아이들이 진짜 본것은 말이지...
언젠가 씨앗안에 고스란히 자리하고는, 조건이 성립되는 어느 순간 툭 하고 터져 오를 것을 믿는다.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체했을 때...

민간요법이긴 하지만...
손 따서 나오는 검은 색 피를 볼 때...왠지 나도 시원해...
좀 신기하기도 하고...